한국일보

2005 천주교계 뉴스

2005-12-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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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시고… 첫 한인 본당신부 오시고

올 한해 가톨릭과 불교계를 돌아보면 2005년은 ‘큰 별’을 잃은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로마 가톨릭 교회를 26년 간 이끌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4월에 84세의 나이로 선종한 데 이어 지난 5월 LA를 방문했던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9월 64세를 일기로 입적했다. 바오로 교황 선종 후 요제프 라칭어(78) 추기경이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로 선출됐으며, 한국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지관(73·가산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 스님이 총무원장에 선출됐다. 이 외에 올해 남가주 한인 천주교계와 불교계에는 한국의 수도회와 선승들의 방문이 잇달았고 최초의 본당신부가 탄생하는 등 좋은 소식도 많았다. <신경민 기자>


성그레고리 성당 정현철신부 부임


LA교구에서 최초의 한인 본당신부가 탄생했다.
한인타운의 성그레고리 성당 정현철(47) 신부가 6월 LA 대교구 로저 마호니 추기경으로부터 본당신부로 임명됐다. 성그레고리 성당에는 한인 공동체 외에도 영어, 필리핀, 히스패닉 공동체가 있는데 그동안 성그레고리 성당 본당신부를 맡아온 몬시뇰 잔슨 신부가 은퇴함에 따라 정 신부가 새로운 본당신부로 부임하게된 것이다.
1.5세인 정 신부는 남가주 지역 한인성당의 신부 대부분이 한국에서 파송되는 경우와는 달리 1976년 미국에 이민 와 세인트존스 신학대를 거쳐 1988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루루드성모 성당 보좌신부, 마리아레지나 성당과 라파엘 성당 주임신부, 힐라리오 성당 보좌신부 등을 거쳐 2002년 7월부터 성그레고리 성당에서 보좌신부로 한인 신자들을 위한 미사를 담당해왔다.


가르멜수도회 해외 첫 수도원 설립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가르멜수도회가 남가주 라하브라에 수도원을 설립했다. 한국 준관구 미주 가르멜 수도원(원장 양상륭 신부)은 사모 예수의 데레사 대축일인 10월 15일 수도원 설립 기념 축성식을 가졌다.
축성식에는 오렌지교구 교구장인 토드 디 브라운 주교와 가르멜 수도회 아시아 담당인 안젤로 부총장, 한국 준관구장 김영문 신부, 한국 관구 미주 가르멜 수도원장 양상륭 신부를 비롯해 한국 가르멜 미국 재속회 회원들, 그리고 남가주에서 사목하는 신부, 수녀, 그리고 각 본당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 가르멜수도회의 첫 해외 수도원이자 한국 준관구 소속의 여섯 번째 공동체인 이 수도원은 신자들의 영성상담, 피정지도, 가르멜 영성의 전파, 사도직과 지속적인 학업, 영어교육을 포함한 다기능적 수도원으로 준관구 내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수도원에서는 양상륭, 신호준 신부와 송태선 수사가 기거하며 매일 미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한국 가르멜 미국재속회(대표 김용철)의 정기적인 모임이 열리며 남가주 한인 공동체를 위한 피정장소와 영성 안식처로 사용된다.


‘외출금지’가르멜수녀회 LA 방문

지난 달 투표하거나 병원 가는 일을 제외하고 죽을 때까지 외부로 나가는 것이 금지된 가르멜 여자수도원의 이명신 마리아 수녀(서울 가르멜 여자수도원 원장)와 송현섭 골롬바 수녀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 LA를 찾았다. 가르멜 수녀회는 기도와 묵상, 노동에 전념하며 철저히 외부와 격리돼 생활하는 한국의 대표적 관상수도회로 서울 가르멜 여자수도원은 21명 정원제인 공동체 인원을 초과, 새 수도원 설립을 준비중이며, 의정부 교구 소속인 동두천에 땅을 마련했지만 건물을 짓기 위한 재정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5주년 기념 전국 울뜨레아 행사

미주한인 도입 25주년을 기념한 전국 울뜨레아가 11월 19일 패사디나 시티칼리지에서 열렸다.
북미주 한인꾸르실료협의회(회장 박춘수)가 주최하고 남가주 한인 꾸르실료사무국(사무국장 최일현)이 주관한 행사로 특히 이번 울뜨레아는 꾸르실료 이수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국적 행사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스페인어로 ‘작은 여정’을 뜻하는 ‘꾸르실료’(Cursillo)는 그리스도의 참된 정신과 생활 구현을 위한 평신도 재교육 운동을 의미하며, 울뜨레아는 이 꾸르실료 이수자들의 모임을 일컫는다. 한편 미주 꾸르실료 운동은 1980년 서울대교구 꾸르실료 봉사팀이 방미해 시카고에서 한인 신자를 대상으로 주말교육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5년 동안 1만여명의 이수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야훼→주님 등 새 번역성서 발행

지난 11월부터 천주교 신자를 위한 새 번역 성서가 발행됐다. 천주교는 1977년부터 개신교와 함께 공동번역 성서를 사용해 왔지만 천주교회 안팎에서 새 번역의 필요성이 제기돼 1988년부터 새 번역 성서를 위해 준비해왔다.
새 성서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용어들을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했으며,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 등 고유명사를 최대한 음역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번역자의 자의적 해석을 줄이기 위해 영어, 독일어 등 세계 성경들을 바탕으로 중립적인 번역을 시도해 ‘야훼’는 ‘주님’으로, ‘출애굽기’는 ‘탈출기’ 등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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