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어 교사에게 격려를 보내자

2005-12-15 (목)
크게 작게
홍순영(보스턴)

사회 구성 조직은 가정이란 작은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가정은 예절과 사랑이, 심지어는 부모가
가르치는 교육을 통해 사회와 국가가 형성되는 기틀이 된다.
가정에서 가르치는 교육이 너무 힘들다는 변명보다는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부모의 역
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인식 전환이 부모의 마음에 심어질 때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성취될 수 있다.
부모들이 선택한 이 나라에서 우리의 후손들이 태어나 성장하면서 그들이 이 사회에서 건강하
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가정 안에서의 자녀 교육밖엔 별다른 길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유대
인의 자녀 교육에서 배워야 한다.
이민이란 특수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남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하고 2세 자녀들을 위해
많은 희생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 부모들이 안고 있는 처지이며 책임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희생과 관심이 없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의 성취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 건강하게,
자랑스럽게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식을 둔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이다. 어려웠던 시절, 오늘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일생을 희생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미주에 이주해 살아가고 있는 부모들 역시 낮과 밤 사이를 오가면서 오직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희생의 삶을 살고 있다. 부모의 관심과 희생이 뒤따른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의 성취는 성공적이라는 통계가 교육연구기관에서 발표되고 있다. 부모의 사랑 속에 자란 자녀들은 결혼생활
도 성공적으로 가정을 꾸려간다고 한다. 결혼생활이 실패하는 원인 중에는 부모의 지나친 강요나 무관심으로 올바른 결혼관을 심어주지 못한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이 여러가지 사례에서 들려지고 있다.


녀에게 학교 공부를 잘 하라고 채근을 하면서도 정작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떼를 지어 한가하게 골프를 치는 젊은 한인여인들의 빗나간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심한 말로 가사를 챙기고 자녀를 돌봐야 할 귀중한 시간에 골프나 치는 부모 밑에서 어떻게 자녀들의 바른 성취
를 기대할 수 있을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자녀를 기르고 가르치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자식을 기르고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자식을 낳아 기르고 가르치는 오늘의 부모
들이 겪는 체험의 말이 바른 답임을 알아야 한다. 이민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부모들이 풀어야 할 문제 중에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가르쳐주는 뿌리교육이 중요하다. 백년, 천년이 가도 한국사람의 모습은 한국사람으로 존재하지 백인이나 흑인으로 변화될 수는 없다.

자녀들 스스로가 이 나라에 사는 한국계 미국시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게하는 뿌리교육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정체성을 확인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오래 전, 본국의 어느 중진 언론인이 쓴 남의 말이란 글을 신문에서 읽었을 때다. 미주동포들이 자녀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지 않고 집안에서도 자녀들과 서툰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꼴불견이라고 꼬집는 글이었다.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이 겪는 어려운 실상을 모르는 글이라고 항변의 글을 썼던 일이 이제와서 부끄러운 일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지금 미주 한인사회는 어느 곳 할 것 없이 2세 교육을 위해 우리 말과 우리 글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설립되어 본국정부의 지원을 받아가며 뿌리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내가 출석하던 교회 한글학교에서 초등부 어린이들의 한국말 쓰기 시험의 심사를 맡을 기회가 있었다. 어린이들 중에는 5세부터 12세까지의 새싹들이 또박또박 한글 단어를 부르는대로 칠판에 쓰고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미국 속의 한인들의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오늘도 손자 손녀의 학교 공부와 특별활동을 위해 자동차를 운전하며 이곳 저곳을 따라다니는 시간이 할아버지가 된 나의 하루이지만 토요일 하루,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학교로 달려오는 선생님들의 수고에 어떤 고마움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