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건축설계사
주택 창문 꾸미기(1)
화사한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은 집안 곳곳에 계절별로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은 공
간입니다. 집 안과 밖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창문은 기본적으로 채광과 공기순환
등의 기능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공간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집을 사
고 난 뒤 집을 꾸미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은데, 필요한 가구 구입 못지않게 돈
이 들어가는 대목이 바로 커튼, 블라인드 같은 창문 장식입니다. 창문 위치를 바꾸거나 창을 새로 만들어 변화를 주는 것은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기 전에는 하기 힘든 일이지만 커튼이나 드래퍼리, 블라인드 등 창문 장식들을 활용해 똑같은 창문이라도 다양한 기능과 장식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창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눈’입니다. 창문을 어떻게 장식하는가에 따라 외부에서 그 집이 보이는 이미지가 달라지며 집안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가가 달라집니다. 또한 창문을 장식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고, 햇빛을 효율적으
로 차단해 실내온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창문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를 장식하는데 있어 조금도 소홀함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창문을 장식하고자 할 때 첫 번째로 창문을 방에서 가장 돋보이는 한 부분으로 강조할 것인지 아니면 단지 방의 기능을 보조하는 정도로 그칠 것인지를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둘째 채광을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지 즉, 가능한 한 햇빛이 많이 들어오도록 장식할 것인지 아니면 최대한 햇빛을 차단할 것인지를 결정해서 그에 따라 소재를 달리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분위기를 클래식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모던한 분위기, 또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할 것인지는 본인이나 가족의 취향에
따라 결정합니다. 창문의 스타일이나 크기에 따라 소재를 달리 선택해야 하므로 반드시 모든 창문의 스타일이 어떤지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창문 장식의 소재들을 살펴보면 Chintz는 사라사 무명으로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고, Linen은 질기고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되어 보이며 햇빛에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면과 혼합해 사용합니다.
Damask는 면, 실크, 린넨이나 다른 직물과 혼합해서 짠 천이며, Polyester는 잘 구겨지지 않고 더러움을 적게 타며 주름이 영구적으로 보전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Rayon은 염색이 매우 아름답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Sheer는 망사 천과 같은 것으로 매우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주로 커튼이나 블라인드와 함께 사용됩니다. Silk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나 햇빛에 손상이 많이 되므로 블라인드나 커튼과 함께 병행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Wool은 영구 지속적이며 보온 및 냉방 효과가 뛰어납니다. Velvet은 가장 우아한 소재로 햇빛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창문 장식들은 천(fabric)을 주로 이용하는 커튼과 드래퍼리, 쉐이드, 코니스, 밸런스 등과 나무나 플라스틱, 메탈을 이용한 블라인드, 셔터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창문 장식을 선택할 때는 프라이버시 확보, 적당한 빛 조절과
자외선 차단 등 창의 기본적인 기능을 고려해야 하며 창문의 위치나 전체적인 공간의 분위기와도 잘 조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들어 창문 장식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커튼과 드래퍼리는 소재 선택에 따라 다양한 질감과 색상, 패턴을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블라인드보다 다소 비싼 커튼과 드래퍼리는 창문 장식 전체를 커튼으로 하기도 하지만 블라인드나 쉐이드 등과 혼용해 장식 효과를 더해주기도 합니다. 패브릭이 주는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연출할 수 있는 커튼과 드래퍼리는 보통 흰색 계통의 얇은 망사천인 쉬어
(sheer)로 전체 커튼을 하고 양측면에 실크나 벨벳으로 드래퍼리를 다는 형태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패턴의 쉬어가 나오고 있어 프라이버시 확보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거실 공간의 창문에 커튼을 사용하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커튼 색상으로는 골드 계열이나 옐로우 톤이 유행하고 있으며 한가지 색의 잔잔한 패턴이나 약간 바랜 듯한 느낌의 색감도 인기가 좋습니다. 커튼이나 드래퍼리 색상은 특히 벽이나 바닥 색상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주로 패브릭으로 만들어진 셰이드는 커튼만큼 중후한 느낌은 없지만 실용적이고 산뜻한 실내공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셰이드 종류로는 부푼 풍선 같은 주름을 잡아주는 빌로위 벌룬(Billowy Balloons)이나 깔끔하게 접어지는 로만 할러데이(Roman Holiday), 가는 주름으로 접어지는 플리티드 셰이드(Pleated Shade), 둥글게 말려지는 롤러 셰이드(Roller Shade) 등이 있으며 색감이나 공간 분위기와 맞는 형태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셰이드를 설치할 경우 보통 상부의 창문틀과 셰이드를 가려주는 코니스나 밸런스 장식을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같은 색이나 패턴을 이용해도 좋고 다른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실내를 꾸미는 한 방법입니다.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장점 때문에 많이 사용되는 블라인드는 형태에 따라 베니션(Venetian) 블라인드와 버티칼(Vertical) 블라인드로 나뉜다. 가로형인 베니션 블라인드가 더 고급스런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소재로는 나무, PVC, 알루미늄 등이 있습니다. 자연스런 나무색이나 흰색으로 처리된 우드 블라인드를 가장 많이 선호하는데 완전하게 창을 가릴 수 있으므로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공간의 창문 장식으로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