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술문화와 도덕성

2005-12-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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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순(뉴욕예수원교회 목사)

현대를 말해서 최첨단 기술문화시대라고 한다. 크게는 우주를 정복하고 전자매체로 디지털기술 레이더 광선으로 질병치료 줄기세포와 DNA 개발 등 정신없이 발전되고 있다. 드디어 인간 복제에 관한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창조 이래 제2의 인간에 의한 재창조를 실현하고자 하는 오늘의 기술문화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 있다.그러나 그 첨단기술문화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발전하는 건지 점검하며 가야 할 것이다. 만약 그 첨단기술이 인류에게 축복보다 재앙이 된다면 인간 스스로 무덤을 파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 아닌가. 그러기에 핵무기는 UN과 온세계가 핵확산 금지와 안정장치 협약을 세우고 관리를 한다.

인간의 최첨단 기술은 자칫 잘못하면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문화를 상상하게 된다. 고대 인류역사 중에 고도의 건축기술로 바벨탑을 높이 쌓아가다 보니까 산 꼭대기에 앉아 하나님과 맞서보려는 유혹에 빠진다. 마치 에덴동산에서 뱀이 하와에게 유혹할 때 만약 그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과 동등해진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인간문화는 항상 하나님에게 도전하는 습성이 있음을 본다. 공산주의자들이 신은 없다고 무신론을 부르짖으며 유물사관으로 역사를 바꿔 파라다이스를 선전했지만 결과는 피비린내나는 혁명으로 끝나고 말지 않았는가.과연 최첨단 기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영원한 천국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한번쯤은 짚고가야 할 문제이다. 오늘의 기술만능시대, 기술보다 더 귀한 것은 무엇일까 헤아려봐야 할 때이다.


요즈음 한국에서 혜성같이 뜨고 있는 줄기세포의 권위자 황우석 박사의 공적이다. 우리는 너무나 기뻤다. 분명 노벨상감이고 불치병, 난치병을 치료하는 조건들이 무르익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기술문제가 아닌 과학자의 연구과정에 양심에 호소되는 도덕성 윤리문제가 제
기된다.모든 일들이 아무 이상이 없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우리는 이런 때 인간사회의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가야 할 것으로 본다. 지금 세계는 모든게 최첨단 속에 돌아가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모든 것이 최신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인간본연의 양심이나 윤리적인 도덕성은 원시인 시대보다 더 추악하고 타락되고 있다. 가장 행복해야 할 가정은 수없이 깨지고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경제인들의 빈부 격차를 더 멀리 띠우고 문화인들의 속임수들, 심지어 인간사회의 양심이 되어야 할 종교에까지 도덕성 문제는 안전한 곳이 없다.


인간기술이 아무리 고도화 되어도, 종교가 아무리 심오하게 부흥되어도, 경제가 아무리 성장해도 인간의 양심 속에 고결한 도덕성이 무너지면 허사가 된다. 곧 무너진 바벨탑이 되고 만다.우리는 21세기를 전망한 폴 케네디의 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는 말하기를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문화가 아무리 개발되고 성공해도 도덕성이 무너지면 도움이 못된다”는 것이다.기술문화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즉 핵무기나 생명과학을 사람이 어떤 양심과 도덕성으로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한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한다. 인간은인륜과 도덕성을 외면하고는 자유롭지 못하다. 인간은 기술의 노예가 될 수 없다. 기술문화 보다 인간본연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봐야 한다. 예수가 말하기를 “한 영혼은 천하보다 더 귀하다”고 했다. 21세기 고도의 과학기술 보다 더 귀한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가치는 기술보다 도덕성에 있다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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