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인간 존중

2005-1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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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서양에서 처음으로 인간한테 관심을 쏟은 사람들은 고대 희랍의 소피스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은 만물의 척도(Protagoras)”라면서 인간을 이 세상 다른 것들과 상대적으로 평가만 했을 뿐이었고 인간의 내면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은 소크라테스였다. 그는 인간의
혼(魂/Psyche)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이 있었고 또한 인간 영혼 불멸(윤회)사상도 흥미있어 했었다.

소크라테스는 덕(德)에 관해 많은 연구를 했으며 그의 수제자 플라톤도 德(善의 이데아)을 모든 이데아의 맨 위에 올려놓아 인간의 행복을 중요시 했다. 그러던 것이 중세 가톨릭의 영향으로 인간은 신의 시녀 내지는 노예로 전락하여 오늘에까지이르렀다.가톨릭이 보편 논쟁에서 패배하여 스콜라 철학시대를 마감 당하고 르네쌍스 운동이 일어나며
인간성 회복 운동이 다시 일어났지만 그것은 인간 의면이나 인류 전체에 대한 관심이었고 인간 개인의 내면 깊숙한데 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서양에서 진정한 인간 존중 사상운동이 일어난 것은 프랑스의 볼테르를 비롯한 계몽주의자들 때문이었다.


그 뒤를 이어 싸르트르, 하이데커나 까뮈를 비롯한 실존사상가들이 인간존중 사상을 크게 부르짖어 오늘날까지 겨우 명맥을 이어온다고 봐야 한다.
서양은 아직도 인간보다는 신을 우선하는 신본사회에 머물러 있다. 서양에서는 사람의 나이를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센다. 그런가 하면 동양에서는 어린 아기가 어머니에 자궁에 착근하는 순간부터 센다. 그것은 동양에서는 어린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앉은 순간
부터 인간 대우를 하는 것이고 서양에서는 어린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야만 비로소 인간 대우를 받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서양에서는 어린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 들어있는 동안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서양사람들이 어머니 뱃속에 착근도 하지 않은 미세한 난자를 인간의 생명으로 간주하여 인간 윤리문제를 들고나와 생명과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그 난자 하나의 생명보다는 그것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이 현실 세상의 불치병 환자들의 생명이 훨씬 더 중요한데 그런 현실적 인간 구제문제를 외면하는 종교인들의 사명은 과연 무엇일까 생
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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