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Rosa Parks의 삶에서 배워야 할 일

2005-1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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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미국내 흑인민권운동의 산 증인으로 92세로 생을 마감한 Rosa Park의 추모 촛불예배가 디트로이트에서 있었던 기사를 뉴욕타임스지에서 읽었다.
클린턴 전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사회 지도자와 흑인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한 추모행사의 장면이었다. 버스 안에 흑인 좌석 차별에 항의한 한 흑인여인이 불러일으킨 사건이 미국내 인종차별 철폐 항의에 불을 당긴 인물이 바로 Rosa Parks 여인이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미국 건국역사와
함께 행해져 왔다고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니다.

미국 역사 속에 참혹하게 이어진 인종차별이 흑인들의 끈질긴 저항에 밀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 이후에 이르러서야 인종차별 금지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고 미국의 대법원도 이를 확인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서 흑인과 소수민족이 자유롭게 재산도 소유할 수 있었고 학교도 흑백 차별없이 다니고 공공시설도 백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1961년 케네디대통령이 그의 취임사에서 인간은 피부색깔이나 종족에 관계없이 차별받지 않는다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선언한 민권법안이 그가 죽은 후 후임 존슨대통령에 의해 서명 공포되었던 사실을 알고 있다.인종차별에 의한 비극은 인간들의 눈에 비친 얼굴이나 피부색깔을 가지고 인간 우열의 등급을 매기고 인격체를 판단하는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인종주의, 인종차별, 인종 학살과 같은 무서운 말에는 긍정적인 표현보다는 부정적인 표현이 더 많이 붙여져 사용되고 있다.

최근들어 학자들 사이에서도 20세기가 동서간의 이념전쟁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종교와 인종간의 갈등에서 야기되는 인종 전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프랑스 내 모슬렘들이 일으키는 소요사태도 프랑스에서 겪는 모슬렘들의 인종차별 저항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인류를 백인, 흑인, 황인종으로 구분지으면서 인종간의 특성이 백인 우월주의에서 체계화시킨 사례를 쉽게 느껴볼 수 있다. 백인들의 주장은 지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백인들은 우수한 종족인 반면에 흑인들은 동물에 가까운 미개하고 천한 종족이고 황인종은 작은 체구에 시키는대로 따라하는 피동적인 종족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열등한 유색인종은 마땅히 우수한 백인의 지배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의 흑인 노예제도를 정당화 했었다.

그런 가운데 남아공화국도 백인우월주의에서 인종차별 국가로 이름을 떨치다가 결국에는 넬슨 만델라와 같은 흑인민권운동가에게 정권을 넘겨준 나라가 되었다.세계사에서 인종차별이 꼭 유색인종만을 차별하는 정책에서 이루어졌던 일만은 아니었다. ‘게르만’민족만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히틀러의 허황된 정치적 야심에서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이나 같은 황인종이면서도 미개한 아시아 종족을 차별화하는 식민지 확장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태평양전쟁도 인종차별에서 일으킨 전쟁이었다고 하겠다.

한국은 이제 경제선진국이 되어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는 경제지원국이 되었다고 한다. 국제도시로 변모한 서울에선 어디로 가도 많은 외국인을 쉽게 만난다. 그렇지만 한국인이 외국인을 대하는 의식구조는 아직도 폐쇄적이라고 한다. 얼굴색이 흰 백인에게는 깍듯이 친절을 베풀면서 흑인이나 얼굴색이 까무잡잡한 동남아나 중동지역 사람들을 대하는 차별은 미국에서 흑인이나 동양인이 겪는 인종차별을 한참 뛰어넘는 차별을 겪는다는 것이 그들 동남아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이다. 미국 속에 약소민족으로 살아가는 우리부터 배타적인 인종차별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미국화의 길은 여러 종족과 공존하며 사는 것이 미국화의 바른 길이다.인간을 외모로 판단하기를 철저히 거부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새겨보자. 92세로 삶을 마감한 흑인 민권운동가 Rosa Parks의 삶은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안에서 성취한 인간 승리라고 미국 주요언론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쓰고 있는 글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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