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따뜻한 영화 한편이 그리운 계절

2005-1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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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대우)

감동적인 영화 한편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불륜이나 애증, 복수, 섹스, 살인 같은 내용이 아니더라도 기분 좋고 마음 따뜻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많다. 몇 년전 이곳 뉴욕에서도 개봉된 바 있는 한국 영화 ‘집으로...’(이정향 감독)가 바로 그런 영화였다.

시골 외딴 집에서 7살 소년과 말 못하고 글도 못 읽는 77세 외할머니의 기막힌 동거를 그린 이 영화는 2002년 개봉 후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감독 박광현)도 가음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중 하나.남북분단을 다루었으나 이념적인 대립이나 분단 이데올로기 보다는 순수하게 인간적인 관계를 부각시켜 판타지로 승화시킨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라고입을 모은다.


잔혹하고 비극적인 전쟁의 상황을 유쾌한 코미디로 그려낸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재미있는 영화다.영화사상 가장 손꼽히는 명작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국민배우인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았다.꾸밈없고 순수한 초등학교 교사 귀도가 2차 대전 중 어린 아들 조수아와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온 후 아들에게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속이며 공포의 순간들을 유머러스하게 이끌어가는 장면하며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순간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장면 등은 전 세계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이에 반해 최근 일부 한국 영화들 중에는 말도 안 되는 엽기적인 내용에 이유 없이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장면이 너무 오랫동안 클로즈업 되는 요즘의 한국 영화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정서에 영향을 줄까하는 생각에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아무리 유명 감독이 만들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장면들이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잔인하다. 춥고 외로운 계절에는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 한편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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