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감사의 달을 맞아

2005-11-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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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감사하는 마음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가장 큰 축복 중의 하나다.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빼 버린다면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야 할 아무런 가치를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만큼 인간에게 있어서의 감사하는 마음과 감사의 생활은 인간을 인간으로 가치 짓게 하는 척도가 된다.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기적중의 기적이다. 그러기에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 준 부모의 은덕은 평생 감사의 조건이 된다. 부모가 무식하던, 부모가 자식들에게 남겨줄 재산이 없던, 부모가 부모로서의 그 어떤 또 다른 역할을 못한다 할지라도 부모는 부모로서의 감사를 받아야 할 효의 대상이다. 그것은 나를 통한 무한한 가능성을 세상에 존재케 해준 원인을 부모가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식이라면 다른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도하며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며 부모에게 감사하며 사는지는 궁금하다. 부모에게 감사하는 효의 실행에는 간접 감사의 실행과 직접 감사의 실행이 있다. 간접감사의 실행은 살아계신 부모에게 걱정 근심을 끼쳐 드리지만 않아도 될 만큼 부모를 떠나 있는 자식들이 잘살아 나가는 것을 뜻한다. 특히 결혼하여 처와 자식과 함께 살아나가는 가장의 입장이라면 주어진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와 자식들에게 잘하고 직장에 잘 다니는 등 한 가정을 잘 꾸려 나간다고 한다면 이것도 부모에게 드리는 감사와 효가 될 수 있다. 직접 감사의 실행은 부모와 함께 살며 직접 효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부모에게 용돈도 드리고 여행도 시켜 드리는 등 부모를 직접 공양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자기 자식에게도 아내에게도 잘 하면서 또 직장도 잘 다니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꿋꿋이 잘 살아나가면서 부모를 잘 모신다면 그 자식은 더 없는 효의 모범자요, 부모에 대한 감사를 실행하며 사는 훌륭한 사람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부간의 감정대립 등은 오히려 부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부부 사이가 벌어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식들의 경우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자식 등 3대 가족이 살게 되는 형편이 될 수 있어 가족 모두 화합하여 잘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행동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감사의 조건으로 함께 모시고 사는 것이 오히려 더 불행해지고 효를 실행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기에 그렇다. 이렇듯 부모에 대한 효를 통해 감사의 조건을 실행하는 것도 있지만 감사의 생각과 생활은 일상화되어야 그 생이 풍족함과 만족함을 얻게 됨을 알 수 있다. 생 자체가 감사의 조건으로 충족되려면 훈련과 습관이 필요하다. 감사의 생각과 행동은 그냥 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사한 마음과 생각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에서부터 전개된다. 결코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그리고 불평불만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감사의 생각이나 감사의 행동이 나타날 수 없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도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 훈련이란 그 방면의 책을 많이 본다든지 낙천적인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폭 넓게 펼쳐나가는 등의 자기 개발이다. 그리고 ‘안 된다’는 사고와 행동은 아예 뿌리 뽑아 버리는 게 낫다. 그렇다고 긍정적이고 핑크빛 삶만이 세상사를 사는 자신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느 때 불행이라고 하는 요소가 자신에게 닥쳐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설상 그 불행이 자신에게 닥쳐왔다 하더라도 감사한 마음을 유지하고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이겨나가는 것이 진정 감사의 생각과 감사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표라 할 수 있다. 낙천적인 생각과 긍정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불행 속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찾는 사람들이다. 자신보다도 더 불행한 사람을 보며 스스로를 위로삼고 감사할 때에는 불행의 조건도 더 이상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다. 감사의 달 11월이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온다. 멀리 혹은 가까이에 있는 부모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효를 행할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하늘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중의 하나인 감사의 마음으로 풍족함을 느끼며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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