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마에서는 로마를 사랑하라”

2005-11-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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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옥(전 고교 역사교사)

체코로 불리는 보헤미아 작곡가 드볼작이 미국에 초청되어 3년동안 국민음악원장으로 있으면서 민주제도를 피부로 느끼고 산천과 대평원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지냈다. 국적을 초월한 미국에 대한 그의 사랑은 흑인영가, 인디언의 음률을 아름답게 다듬어 모국 민요에 접목시켜 ‘신세계’란 이름을 붙여 교향곡 제 5번을 미국민에 선사케 했다.

미국을 뜻하는 교향곡 ‘신세계’가 처음 연주되었을 때 청중석의 보헤미아 이민자들은 자신들의 긍지를 높여준 작가에 대한 고마움과 떠나온 모국에 대한 향수심으로 눈물 자욱했다.외국여행 할 때 공항에 내려 화장실에 들어가 보면 그 나라의 정치 수준과 경제여건 등을 짐작할 수 있다. 굳어져 있는 시민의 얼굴 표정, 음산한 공항 모습, 악취 풍기는 화장실은 그 나라의 가난과 부패와 연결되어 있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 나라일수록 미국을 성토하느라 그 나라 지도자 입에서는 흰 거품이 마르질 않는다.


예전의 동구권과 오늘의 쿠바나 한반도 북녘 당국이 그러하다. 그들 지도자들은 능력에 비해 경이적인 출세를 한 독재자로서 권력욕과 잔인함을 빼고는 별다른 자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공통점이다. 하지만 그 나라 안에서는 신의 반열에 올라 백성은 행복을 느끼는 것 조차 강요받는데 이런
나라 백성일수록 목숨을 걸고 미국을 향해 탈출을 기도한다.미국이 있기에 성공한 사나운 눈매의 사나이가 미국에 대한 증오심으로 야기된 서울의 혼란한 모습은 창세기의 케이아스의 재현을 보는 것 같다. 성장기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독설의 원천으로 여겨진다. 위조지폐, 마약을 취급하는 불량국가, 백성을 먹여살릴 능력 없는 깡통 찬 공화국에 말문을 닫음은 어려운 유학 시기에 붉은 손에 의해 주어진 검은 돈의 효력이 아닐까.반미운동이 한반도 통일을 앞당긴다는 공상가들이 우리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방대학은 물론 역사 깊은 학교가 있는 동해안 지역에 유학중인 학생들에 이념을 앞세우는 자의 검은 손길이 뻗치는데 재정적으로 어려운 학생일수록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오랜 미국생활을 별 직업 없이 사는 사람이 미국정부의 도움으로 생활하면서 자식들 키우고 한편 북녘을 드나들며 반미운동 하는 몇 명을 필자는 알고 있다. 미국사회의 포용과 법의 관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진보의 이름으로 미국 이익에 반하는 북녘 당국을 돕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현실 보다 증오철학에 바탕을 둔 극단주의자, 미국시민으로써 모국을 위해 간첩행위를 하는 자들은 미국에 정착해 대대로 살아야 할 우리 한인 이민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무던해 보이는 미국인들은 새로운 이민자 한인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선택한 나라 미국을 생각하고 사랑함은 의무이며, 미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그렇다. 로마에서는 로마인의 생활을 하라, 그리고 로마를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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