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한인단체 단합으로 이룬 쾌거

2005-10-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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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반대운동을 펼쳐온 뉴욕시의 「청과 및 델리 좌대규정 강화법안」이 한인들의 뜻대로 저지됐다. 그야말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뉴욕한인사회의 권익옹호와 정치력신장의 역사에 한 장을 장식할만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안에 대한 시의회의 최종투표를 이틀 앞둔 25일
제안자인 존 리우 시의원은 “한인 커뮤니티 전체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해 듣고 심사숙고한 뒤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철회결정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시의회에서 가결되었으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거부권행사로 시의회에서 다시 회부되어 거부권 무효화를 위한 재가결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의원의 수가 필요한 18명 보다 훨씬 많은 23명으로 늘어나자 제안자인 존 리우 의원은 전체투표일인
지난 11일 투표시간을 두 시간 앞두고 투표일을 27일로 연기했다. 그리고 연기된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이 법안을 정식으로 철회한 것이다.
이번 좌대규정 강화법안의 철회는 한인 단체가 중심이 되어 벌인 반대운동과 로비활동의 결과이므로 전적으로 한인사회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법안이 시의회를 처음 통과하기 전부터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뉴욕한인소기업센터가 앞장을 서서 식품협회, 청과협회, 중국, 히스패
닉 단체들을 규합하여 이룬 성과다.

특히 중국계와 히스패닉계 지원을 받아 반대운동을 확산시키면서 블룸버그 시장의 거부권 행사와 시의원 설득에 힘쓴 결과라 할 수 있다. 관련 한인단체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할 것이다. 이 법안을 제안하여 강력히 추진해온 존 리우 의원은 결과적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요구대로 법안을 철회했지만 법안처리 과정에서 한인들과 반대입장에 섰던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법안철회는 시의회의 재가결 전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한인타운인 플러싱 출신의 시의원인 그는 이 법안을 둘러싼 찬반 논의과정에서 줄곧 한인사회의 반대편에서 앞장서 왔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기 않기를 바란다.

좌대규정 강화법안의 저지로 청과, 델리 등 관련 업계는 큰 실익을 얻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이번 쾌거는 한인들의 단합된 힘으로 뉴욕시의 주요 입법을 바꾸어 놓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가 단합하여 노력한다면 우리의 권익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인단체들의 분투노력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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