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아이 앰 저스트 아메리칸’

2005-10-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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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취재1부 부장대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일 ‘2005년 과학기술 및 산업 보고서’에서 2003~2004학년도 미국의 대학 등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학자 중 한국인을 7,290명으로 중국(1만4,891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특히 미국 기관의 한국인 학자가 2000~2001학년도 당시 5,830명으로 집계된 것을 보면 미국으로 유학온 후 미국 기관의 학자가 된 한국인이 불과 3년 사이에 무려 25%(1,460명)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중국(0.7%), 일본(-4.7%), 독일(-9.3%), 캐나다(10.4%), 러시아(-26.1%), 브라질(2%) 등 한국과 함께 미국 기관의 학자가 가장 많은 7개 톱 출신국가들의 증가율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다. 이는 한국 출신의 증가 현상이 매우 ‘비정상적’임을 의미한다.미국에서 공부한 고급두뇌들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의 활동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미국 역시 고급두뇌 외국인들과 가족들에게는 합법이민의 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미 연방상하원에 1월13일을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로 정하는 결의안이 각각 상정됐다.법안을 발의한 상하원들은 미주한인들이 경제, 교육, 과학, 설계, 의학, 체육, 종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뤄 미국을 빛내고 있음을 강조했다.미국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자들을 미국인들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매우 뜻 깊은 결의안이다.

102년전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들은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크게 성공했다.또 그들의 업적은 그들이 단순히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도 함께 빛내고 있다.한국의 여러 상황들이 한국인들을 한국보다 미국에서 살기를 선택하게 한다면 한국 정부는 그들을 한국의 큰 재산으로 여기고 한국과의 연이 끊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만일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미주 한인 이민역사가 깊어질수록 미국에는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아이 엠 저스트 아메리칸’(I am just American)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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