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관대첩비’반환을 환영한다

2005-10-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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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수(베이사이드)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강탈해 간 함북 길주의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지 100년만에 한반도로 되돌아 왔다.
야스쿠니 신사 한쪽 구석에 버려진채로 방치되어 있던 북관대첩비를 생각할 때마다 그렇게 속이 상했는데 이제 돌아왔으니 꿈만 같고 마음이 뿌듯하며 감개가 무량할 지경이다.북관대첩비 반환은 개인적으로 정문부 1565(명종 20년)~1624 인조 4년)의 불운과 억울함이 그의 죽음과 함께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정문부 한 개인의 공적이 아
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랑스러운 역사적인 보고(寶庫)이자 중요한 기록인 것이다.

지금까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 100년을 볼모로 잡혀 있었다고 생각하니 난들 어찌 통분하지 않으랴. 거기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헌법 위반이라고 판시한 오사카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시기를 맞춰 북관대첩비를 반환한다는 것을 알고 나는 묘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이러한 위헌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는 A급 전범이 합사
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같은 사실을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일본정부가 북관대첩비를 반환한다는 것에 대한 외교통상부의 노력이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문화재를 돌려 받는다는 것은 이유야 어쨌든 간에 국가간에 서로가 많은 논란이 개입되어 있는 문제로 많은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반환해 주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한일 양국의 불교 복지협의회가 북한의 불교도 연맹과 만나 반환에 합의하면서 반환문제는 급물살을 탔으며, 거기다가 남북 당국의 반환요구 문서를 일본정부에 전달하고 남북 장관회담 등 공동보도문을 통한 반환 요구 등이 성사를 가져왔다고 한다.한국정부가 외교통상부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청하며 반환을 성사시킴으로서 국가의 위신과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역사의 물길을 바꾼 것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국정부는 일정기간 서울에서 전시한 뒤 적절한 시기에 북관대첩비의 원 소재지인 북한으로 인도한다고 한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유네스코의 협약이자 준수이다. 그렇기에 이번 북관대첩비 반환은 후손으로서 역사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니 조소앙 선생과 함께 역사학자 최서면 선생같은 제 1, 2의 전문적인 요원과 학술적인 민간단체의 공식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이미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은 문화재의 보고라 할 정도로 알게 모르게 강탈해간 우리의 문화재가 많이 보관되어 있다. 그들은 이미 여기에 대한 전문위원을 갖춰 선진의 면모를 과시하며 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반환되어 돌아온 것이 없다.

한국정부의 외교통상부는 이번 일로 북관대첩비 반환에 외교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자만하지는 말고 계속하여 해당 국가와 학술을 교류하며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역사의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아울러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단호히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한국정부는 이번의 일을 거울로 삼고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 반환에 적극적으로 외교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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