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고 소리 지르고’★★★(5개 만점)

2005-05-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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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소리 지르고’★★★(5개 만점)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필(윌 퍼렐)이 두 주먹을 움켜쥐고 인상을 쓰면서 자기 팀을 응원하고 있다.

(Kicking & Screaming)

방학 어린이 노린 리틀 축구드라마

꼬마들 여름방학이 시작되려면 아직 몇 주 남았는데 서둘러 나온 초등학생용 영화다. 그런데 꼬마들과 함께 부모들도 즐길 수 있는 온 가족용 영화로 부담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키다리 코미디언 윌 퍼렐(‘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출신)이 나와 소리지르고 인상을 쓰면서 우스개 짓을 하는 영화로 그와 꼬마 배우들간의 콤비가 재미있다.
꼬마들 리틀리그 축구에 대한 부모들의 극성과 승리에 대한 집념을 풍자했는데 아마 스포츠는 승리보다 즐기는데 뜻이 있다는 교훈. 여기에 부자지간의 정을 덧씌운 홈드라마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사는 교외에서 비타민 장사를 하는 필 웨스턴(퍼렐)은 애어른. 예쁘고 착한 안내 바바라(케이트 윌시)와 착한 열살짜리 아들 샘(딜란 맥래플랜)과 행복하게 사는데 늘 가슴에 맺힌 한이 있다. 그것은 운동구점 체인을 경영하는 경쟁심과 승리에 중독된 아버지 벅(로버트 두발)의 기대에 못 미친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
벅은 동네 리틀리그 축구의 최강팀 글래디에이터스의 코치인데 선수 중 한 명은 이혼한 벅이 젊은 아내를 맞아 낳은 비키(조지 허처슨)요 다른 한 명은 샘. 그런데 샘은 벤치 워머여서 필의 가슴이 아프다.
이판에 벅이 자기 손자 샘을 리그 최하팀인 타이거스로 트레이드하자 필의 벅에 대한 한이 폭발지점에 이른다. 어쩌다 오합지졸팀인 타이거스의 코치가된 필은 팀의 실력 향상을 위해 벅의 이웃으로 벅과 원수지간인 마이크 디트카(프로풋볼팀 시카고 베어스의 명코치 디트카가 실명으로 나와 괜찮은 연기를 한다)를 부코치로 고용한다.
벅의 팀을 깨는 게 즐거움인 디트카는 프로풋볼식 강훈련과 함께 동네 정육점 주인인 이탈리안의 어린 두 조카로 축구 귀재들인 지안 피에로와 마시모를 새 선수로 기용 연전연승한다(실제로 축구 하는 아이들은 두 이탈리안이고 나머지는 순전히 들러리다).
그런데 승리에 맛을 들린 필이 점점 이것에 집착하면서 벅처럼 되고 샘마저 벤치 워머로 앉혀 놓자 디트카도 떠나고 아이들도 주눅이 든다. 그러나 영화는 어디까지나 꼬마들용이어서 필은 글래디에이터스와의 결승전 직전에 마음을 고쳐먹고 옛날 자기로 돌아간다.
꼬마선수들 중에 안경을 낀 도토리 만한 한국계 엘리옷 조가 레즈비언 부모를 둔 병선으로 나와 귀여운 연기를 썩 잘한다. 상당히 비중 있는 역이어서 기분이 좋다. 꼬마들 손잡고 많이들 가보시도록. 제시 딜란 감독. PG. Universal .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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