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방문 기간 친팔 시위 참석… “유엔본부, 뉴욕 아닌곳으로 옮겨야”

지난 26일 뉴욕시 유엔본부 앞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석해 연설하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툉령 [로이터]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자신의 비자를 취소한 미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엔의 창립원칙을 위반했다"며 "이제 더 민주적인 곳으로 가야 한다. (카타르) 도하를 유엔 본부로 제안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콜롬비아 대통령으로서, 유엔총회에서 나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법은 인류의 지혜이며 나를 보호해준다"며 "대량학살은 반(反)인륜 범죄로, 인류는 이에 대응하고 판단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페트로 대통령은 전날 뉴욕 시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사태 관련 미국 규탄 시위에 참석했다.
그는 시위 중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제군 창설을 촉구하고 미군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불복하고 인류의 명령에 복종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페트로 대통령의 명령 불복종과 폭력 선동 등을 거론하며 '무모하고 선동적인 행위'로 인해 그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에 이어 콜롬비아 정부도 미 국무부의 결정을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콜롬비아 외무부는 비자 취소를 외교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유엔 행사에서 회원국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유엔 정신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최근까지 남미 협력국 중 하나였으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이자 좌파 성향 지도자 페트로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 대통령과 대결하는 모습을 연출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재선이 금지돼 있으나, 미국은 그의 측근이 대통령직을 이어받길 원하지 않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