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적 가치가 요구하는 부시의 재선

2004-10-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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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옥(부시 당선 팀 회원)

1971년 워싱턴의 4월은 어수선했다. 미국기를 태우는 격렬한 반전시위대, 이를 저지하는 경찰대, 머리와 수염을 길게 한 히피들, 이들과 어울린 월남전 제대 군인들, 따라다니는 취재진. 지금까지 수도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제대 군인들은 정부로부터 수여받은 무공훈장을 버리며 정부 비난 소리를 높이고 월맹기를 든 한 히피 소녀가 앞장선 시위대 뒤에서는 부수룩한 머리를 한 제대 군인의 모습이 보인다. 소요가 계속되는 동안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제대 군인은 정부와 월남에서 싸우는 전우들의 만행을 일일이 열거하며 모든 참전군인들이 ‘전범자’임을 선언한다.


배우의 딸로 태어난 명성으로 소란 피우던 철없는 그 소녀는 지금은 자유사회의 최대 수혜자인 부호의 아내가 되어 있다. 전우의 시체를 밟고 넘어 죽어 돌아온 전우들에게까지 전범자라는 무거운 부담을 안겨준 그 군인은 자신의 훈장만은 굳게 움켜쥐어 전쟁영웅으로써, 그것도 진위가 의심되는 영웅으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두 사람 모두가 죄책감도 없이.

공산주의의 강한 도전에 직면한 60년대의 미국은 패배의식이 만연되어 있었다. 미국기를 태우는 행위가 사법부에 의해 ‘표현의 자유’로 합법화 되고, 적국기를 들고 월남전을 반대하는 리버럴과 좌익의 극렬한 데모는 입법부에 의해 고무되는 가운데 행정부의 속수무책으로 사회 질서는 급속도로 파괴되어 갔다.

민주주의 과잉은 자유 도피 현상으로 나타나 ‘언젠가는 공산체제에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구심도 생겼다. 리버럴의 눈으로 미국은 ‘병든 사회’였고 좌익의 눈으로는 엎어야 할 자본주의 사회였다. 이런 공약수는 촉매제가 되어 사회 체제를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적 소요가 잇달았다.

열정이 실천능력을 앞서는 기형적인 이들은 건국 선조들이 믿었던 ‘타협’과 ‘절충’을 통한 민주주의 실현방식 조차 거부함으로써 정치문화를 후퇴시켰다.

정작 병든 것은 미국 사회가 아니라 혼란을 유도하는 리버럴 자신들임을 알게 하고, 좌익사상을 박물관에 저장시키기 위해서는 ‘초원의 옛집’을 그리워하는 레이건 행정부가 나타나기까지 미국민은 참고 기다려야 했다.

70년대 미국 거리를 어지럽힌 당사자의 한 사람이고 미국 가치를 부정했던 60년대 과격진보의 그림자로부터 그리 멀리 서있지 않았던 케리 후보임을 투표자는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외관과는 달리 리버럴의 말은 장미빛 처럼 아름답다. 그러나 자신을 보는 눈은 극히 어두워 일을 맡으면 직무 수행이나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재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민주당 후보 케리를 멀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항해 선장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정치 행위이다. 변덕성 보다는 일관성, 지식 보다는 경험, 사고력 보다는 실천 의지, 약삭빠른 Politician 보다는 강직한 Statesman 등이 대통령 덕목에 더 가깝다는 미국민의 정치의식은 부시의 재선을 필연적 당위성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고통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외국의 좌익 정권 지도자들이나 테러리스트들이 부시가 낙선되기를 바란다면 미국민들에게는 부시가 재선되어야 할 이유가 된다.

부시의 재선은 리버럴에 의한 재앙을 막고 불안으로부터 해탈을 위한 좋은 처방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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