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마리의 용은 어디 갔나

2004-10-22 (금)
크게 작게
이희호(뉴저지)

지난 13일 스위스 소재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104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2004년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무너져가는 한국 경제의 실상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지난 해 18위에서 올해는 11위나 떨어진 29위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노사(勞使) 협력에서는 조사 대상 93개국 중 92위로 거의 꼴찌이고 정부계약 투명성은 18위에서 49위로 급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출입시 부패가 34위에서 50위로, 조세행정 관련 부패가 47위에서 63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경쟁력은 이와같이 곤두박질한 반면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던 대만은 4위, 싱가폴은 6위, 홍콩은 21위, 그리고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허덕이던 일본은 9위인데 한국의 용은 어디로 간 것인가.

핀란드는 미국(2위)을 제치고 연속 국가경쟁력을 1위로 유지하고 있고, 중동의 아랍에미리트는 16위, 바레인은 28위에 이르고 있고 80년대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의 기적을 배우겠다던 중국이 폐쇄정책을 개방정책으로 전환하여 지난 해에는 세계 제1의 투자유치국으로 등장하였다.

그 가운데는 한국이 국내에 투자하여야 할 대기업의 일본과 중소기업들이 너도 나도 중국에 투자하여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중국에 제 1위의 투자국이 되고 있으니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금년에는 8.3%에서 내년에는 8.8%로 상향조정한 반면, 한국은 4.8%에서 4.4%로 내년에는 5.2%에서 3.6%로 크게 낮게 조정, 아시아 주요국가 중 꼴찌로 전락했다.

정부가 수행하고 있는 129개의 국책사업비는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이나 늘어 무려 17조원이 넘게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나라의 빚(채무)은 1997년 IMF 경제위기 때 60조원의 4배인 244조원에 이름에도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 200조원이 넘는 208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편성하고 그 중 사회복지 예산만은 14.4%를 증가시켰다.

이런데도 가진 자들은 국내에 투자하지 아니하고 돈을 해외로 빼돌리니 자연 실업자는 증가하여 어느 곳에서는 5급 기술직 53명 모집에 1,500명이 응모했다. 그 중에는 박사학위자만 무려 1,093명이나 지원할 정도이니 구직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한국은 지금 OECD국가들 중 외국인 투자 유치가 최하위국이며 노동생산성도 OECD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도 OECD국가의 3분의 2라고 했다.

한국은 앞으로 경제성장에 집중하여야 함에도 경제회생과는 동떨어진 친일 청산, 과거사 규명 등으로 국민들간에 감정을 이간시키고 있다.국민의 63% 이상이 반대하는 행정수도 이전에 예산을 67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소요할 계획이라니 언제 다시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룩해 한 마리의 용이 될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