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사회 ‘백신’대책 강구해야

2004-10-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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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을 위한 백신주사약이 올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미국 전역이 난리다. 그동안 미국에 백신을 공급해온 영국의 제약회사가 세균감염을 이유로 생산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미 보건당국은 부랴부랴 다른 회사에게서 독감 예방약을 구했으나 필요한 양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소식에 의하면 추가공급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전역에서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보유 숫자가 워낙 적어 노약자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한인사회도 의료계가 적극 나서서 이 주사약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백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의 건강에 위험이 따를 우려가 크다. 독감은 감염되면 탈수증, 폐렴 등과 같은 질환에 걸리거나 심한 경우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있다.


그러므로 각 한인병원이나 의사들은 백신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지금까지 한인사회가 안일하게 해오던 식으로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예년에는 각 한인 단체나 상록회, 봉사센터, 한인의료진 사무실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독감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수요에 훨씬 못미치는 백신으로 한인사회 차원의 대책을 갖지 않을 경우 접종을 못 받는 한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필요한 양은 있어야 하는데 문제가 이와 같이 심각하다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에서는 벌써부터 네일협회가 백신을 제대로 확보 못해 계획했던 무료 독감 예방주사 실시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상록회, 각 교회, 식품점들이 실시 예정이던 무료 독감예방주사 계획도 무산될지 모른다. 미국사회도 약품 부족으로 65세 이상 노약자들에게만 접종을 허용하며 그 이하의 사람들에게 접종할 경우 처벌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만큼 올해 미국의 백신 독감예방약은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문제는 올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간의 대선 가도에까지 핫 이슈로 떠오를 정도다. 그런 데도 한인사회가 방관만 하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이다. 무슨 수가 나도 의료진들은 필요한 양의 백신확보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한인들을 상대로 돈을 벌면서 상황이 어려울 땐 외면하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한인 의료진들은 다같이 서둘러 노약자들이 예방주사를 맞아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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