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 도매상가 포기할 수 없다

2004-10-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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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다.

뉴욕시는 도매상가 계획 지역 인근에 대규모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이 지역의 교통 및 환경오염 문제를 심도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어 도매상가 건립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한인도매상가를 지지해 온 블룸버그 시장이 태도를 바꿔 이 계획을 반대해 온 주민들의 편에 서고 만 것이다.뉴욕시는 구 플러싱공항 부지에 도매상가를 건설하려는 한인도매업자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지난 2월 이 부지의 최종입찰 개발업자로 한인도매상이 주축이 된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
개발회사를 선정했다.


총면적 24에이커에 이르는 이 부지에 1억5,000만달러가 투입되어 조성될 도매상가가 들어서면 현재 높은 임대료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한인 도매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인근 플러싱 한인타운의 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이 계획이 발표되자 이 지역 출신의 아벨라 시의원을 비롯하여 주 상하의원 등 정치인들이 일부 지역주민들과 함께 교통 및 환경문제를 들고나와 반대운동을 폈다. 이들의 반대운동에 대해 당초 한인 편을 들어 계획 추진 의사를 완강하게 밝혔던 블룸버그 시장이 결국 계획 철회로 마음을 바꾼 것은 지역정치인과 주민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볼 수 있
다.

내년에 시장 재선을 노리는 블룸버그 시장이 주민들의 반대를 물리쳐서 표를 깎는 결과를 초래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 계획은 매우 바람직한 계획이었지만 추진과정에서 미비했던 점이 없지 않았나 하는 점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지역 개발사업의 성사는 지역주민의 의사에 크게 좌우된다. 예를 들어 주거지역에 위해시설이나 대형 상가가 들어설 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형 콘도 아파트를 건설하는 업자들이 지역주민들과 타협하는 조건으로 지역발전기금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 계획은 블룸버그 시장의 뒷바침으로 추진되었으나 그가 주민 편에 섬으로써 모든 계획이 허물어졌다. 정치인이란 이해관계에 따라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이 도매상가 계획은 한인 도매상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한인들이 아시아 상권의 핵심 위치를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므로 이 계획은 여기서 포기될 수 없다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 개발회사는 가능한 노력을 모두 경주하여 도매상가 계획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현재의 부지에 상가 건립이 불가능해질 경우, 시에 이에 상응하는 부지의 제공을 강력히 요구하여 한인도매상가를 기필코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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