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에 대한 경고

2004-10-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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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1888년에 창간되어 전세계 175개국, 50개 언어로 발간되는 미국의 월간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서기 2004년 9월호 표지에 라고 쓰면서 책 분량의 2/3에 해당하는 74 페이지에 지구 온난화가 인류에 미치는 미증유의 재앙에 대한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를 싣고 있다.

미국의 자랑이자 인류문명의 과거와 미래를 역사를 통해 조명해온 이 월간지가 지면의 대부분을 한 가지 주제로 이렇게 방대하게 다룬 적은 없는 듯 싶다. 편집자인 알렌씨는 “인류 전체에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이어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소위 말하는 온실 개스로 지구 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된지는 한 50년 정도 되었다. 우선 온난화가 진행됨으로써 일어나는 일들은:

▲이산화탄소 양의 증가(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석탄, 석유를 태우므로 생김) ▲지구 온도의 상승 ▲빙하가 녹음 ▲해수면 상승 ▲바다의 얼음이 녹음 ▲지구의 ‘영구동결대’가 녹음 ▲산불 증가 ▲호수의 감소 및 늦은 결빙 ▲가뭄 지속 ▲비가 많이 옴 ▲춥지 않은 겨울 ▲봄이 일찍 오고 가을은 늦게 옴 ▲식물의 이른 개화 ▲철새의 이동 시기가 어지럽혀짐 ▲식
물, 동물군의 생태계가 변화하고 개체 수가 급감해짐 ▲질병의 만연 ▲산호초의 표백(고사) ▲강설량의 감소 ▲돌연변이 종의 출현 ▲양서류의 사라짐 ▲해안선 붕괴-모래가 없어짐 ▲고산지대의 삼림이 건조해짐 ▲극지방의 기온 상승 등등이다.

지구의 나이를 45억년 정도로 볼 때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급격한 환경 변화를 기점으로 고생대-중생대 이런 식으로 분류해 왔다. 한 ‘대’는 대략 수천만년~수억년 정도 된다.

지난 50년간 또 앞으로의 50~100년간은 지금까지의 결과를 유추하여 볼 때 환경 변화가 너무도 극심하여 수천만-수억년 정도 걸리던 지질학의 연대가 인간의 한 생애에 해당하는 기간 내에 일어날 수 있다고 학자들은 경고한다. 적당한 표현이 없지만 너무도 무시무시하고 기막힌 일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지금 지구상의 기온 상승은 과학자의 말대로 우리 인간들을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후 관측이 시작되었던 지난 200여년 동안 가장 더웠던 해는 1998-2002-2003-2001-1997년이었다.

인간이 화석연료-석탄, 석유를 태움으로써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이것이 대기중에서 막을 형성하여 태양열을 가둠으로써 지구를 덥게 하고 있다.
금세기 말 전에 지구 온도는 화씨 3~10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작은 듯하게 보일지 모르나 새수면을 20피트~6미터 정도 상승시킨다.

지구 전체의 바닷물 높이가 6미터 정도 높아진다고 생각해 보라. 지구상의 많은 해안가 도시는 없어질 것이고 모래란 것은 구경도 못하게 될 것이다.해수면 상상의 주된 원인은 극지방의 빙하가 녹음으로 생기는 것인데 한 예로 2002년도엔 극지방의 길이가 1,250마일 되는 빙하가 녹으면서 부서졌는데 채 한달이 걸리지 않았다. 거대한 빙하가 부서지면 빙하로 갇혀있던 물이 바다에 합류하면서 해수면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진다. 이것은 한 예이다.


알라스카의 데날리 국립공원의 거대한 빙하 한개는 이미 녹기 시작하여 한국 인구가 수십년간 쓸 수 있는 물이 연간 방출되고 있다. 또 여의도의 4,000배가 넘는 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가문비 나무는 온난화로 인한 딱정벌레의 출현으로 다 죽고 말았다.

킬리만자로의 눈이 10년 내로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라든지, 북극의 만년설, 에콰도르의 설산이 곧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과학자들 사이에서 화제도 아니다.

온난화로 인한 생물-생태계의 파괴는 너무도 많이 있다.
원래 생태계라는 것은 먹이사슬을 통해 종(種)의 양을 적절히 조정하고 그것을 통해 자연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한 가지 종의 소멸은 그 종과 연관된 다른 종의 멸종을 가져온다.

다른 돌연변이 종의 출현은 지난 수억년 동안 유지되어 왔던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데 그것이 나쁜 영향이란 것에는 의논의 여지가 없다.
지구상 수백만종에 달하는 생물 중에서 인간이 가장 사악한지 모르겠다. 인간이라는 한 종을 위해서 다른 종을 죽이고, 뽑고, 먹고 한다. 인간 하나만 살라고 한 지구가 아닌데, 인간이 저지른 다른 종에 대한 죄악 때문에 종국에는 인간이 멸망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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