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청각장애자 철수엄마

2004-10-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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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취재1부 부장대우)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문맹인 해녀 엄마에게 철수는 한글집을 사다 글을 가르쳐주다가 사랑이란 문자를 접했다. 사랑이란 글씨 위에 그려진 하트 모양을 가르치면서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설명하려다 너무나 힘들어 철수는 울었다. 온몸과 호흡으로 자녀들과 대화를 하는 철수엄마는 거주 환경이 힘들고 사랑이란 말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낳은 5남매
를 너무나 사랑한다.’

지난주 뉴욕가정상담소가 마련한 ‘사랑의 콘서트’에 초청 받은 최인혁씨가 부른 ‘철수엄마’ 노래는 이런 내용이다.‘사랑의 콘서트’는 대화나 노래를 통해 흔들리는 가족을 돌아보는 한인사회에서 이채를 띈 독특한 행사였다. 가족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 콘서트는 가족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곡을 들려주며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손을 잡고 서로 안아주며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뉴욕한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악회였다.


최인혁씨의 또 다른 노래 ‘하연이에게’는 자녀를 위한 기도라는 부제가 붙은 곡. ‘딸에게 부와 명예를 찾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남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선택을 하는 따뜻하고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자라달라’는 내용으로 엮어져 있다. 이 노래에서 최씨는 딸에게 이 말을 하기전에 ‘네가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이란 코멘트가 들어있어 자식에게 잘못 말했다가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기독음악(CCM) 선두 주자 최인혁씨는 이날 콘서트에서 한국에서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위기에 놓인 가족,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이런 종류의 음악회를 수백 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랑의 표현이 더 진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요즘의 한국보다도 애정표현을 더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가족 사랑의 노래가 보다 튼튼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래 불러주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콘서트를 취재하면서 노래를 좋아하는 한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가정 회복 캠페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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