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외래어 표기법을 외국어 표기법으로

2004-10-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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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플로리다)

뉴욕시에 기반을 둔 아시아 아메리카연합(AAFNY)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동포들은 타 이민자 커뮤니티에 비해 교육 수준과 소득은 비교적 높은 편이나 영어실력이 떨어져있다고 했다. 원인 중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뉴욕타임스에서는 한국사람들이 English를 하지 않고 콩글리시를 하고 있다고 혹평한 보도를 한 바 있다.

뉴욕에는 많은 영어학원과 한인단체들이 있지만 과연 현지 영어를 제대로 하기 위하여 특별히 노력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한국정부에서는 외국어와 외래어를 확실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바, 외래어는 국립 국어연구원과 문화관광부 어문과에서 관장하고 있다. 주로 신문과 각종 인쇄물에 외국어 표기법에 의해 표기되는데 외래어 표기법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사람들은 외래어를 한국어(즉 영어)로 착각하고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관화 되어 콩글리시를 하게 되었다.

필자는 언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살면서 한국사람들이 왜 콩글리시를 하는가에 대하여 1993년경부터 나름대로 조사 연구하였다. 한국의 관계기관에 외래어를 현지 원어 영어발음에 가깝게 표기해 달라는 청원서를 지금까지 여러번 건의하고 답변도 받아본 일이 있다.

여기서 국립 국어연구원과 문화관광부 어문과의 유권 해석을 들어보면 신문에 표기되는 외래어 표기법은 한국사람들끼리 한국말을 하면서 외국의 지명 인명을 통일성 있게 적고 발음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영어는 현지 영어발음을 따로 배우고 익혀야지 신문에 표기되는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발음해서는 안되며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즉 영어)로 사용하거나 외국어 교육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해석하였다.(문화관광부 어문 86500-365 96/7/23)

그런데 뉴욕지역에서 외래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경우를 예로 보면 플러싱(Flushing)한인회, 퀸즈(Queens)한인교회, 허드슨(Hudson)강 등으로 사용하고 발음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주위에 있는 미국사람들과 특히 다음 단어 즉 Queens, Flushing, Hudson의 현지발음에 대하여 의논해 보고 틀리면 조속히 현지 발음대로 시정해 나가는 것이 이민생활 영어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귀로 정확히 들어보면 동포들은 거의 틀리는 발음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도 동포들이 거주하는 지역 City 또는 County 이름은 제대로 발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각 언론사도 한국동포 차원에서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 영어발음이 거의 일치하도록 표기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현재 각 언론사들은 Family를 왜래어 표기법 ‘훼밀리’로 표기하지 않고 현지 영어발음 ‘패밀리’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외래어는 외국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현재의 문화관광부 어문과 소관에서 교육부 소관으로 이관하는 것이 한국국민들의 영어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서 원어민 교사를 해마다 모집하며 영어교육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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