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슨 원한이 있길래?

2004-10-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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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권(뉴저지)

미국에 약 20년 사는 동안 정당에 관한한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녹색당 이외에 표면에 드러나는 당을 별로 보지 못했다.

그들은 대선후보 경쟁에서 패배하였다 하여 당을 박차고 나가서 새로운 당을 만들거나, 아니면 대선후보로 당선된 사람을 비방하거나 헐뜯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최선두주자 하워드 딘이나 존 에드워드, 그 외 누구도 대선 후보가 된 존 케리를 비방하거나 헐뜯는 것을 보지 못했다. 존 에드워드는 부통령후보 지명을 수락하여 같이 뛰고 있고, 하워드 딘은 전당대회에서 존 케리를 열렬히 지지했다.

왜 그랬을까?공화당의 존 매케인은 어떠한가? 그는 의견이 맞지 않을 때마다 조지 부시의 정책에 번번히 반대해 눈의 가시처럼 행동하다가도 대선에 임해서는 딕 체니를 능가하는 강력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됨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에서 부시-체니 팀을 열열히 지지하고 연설했다. 왜 그랬을까?

우리 같으면 무슨 꿍꿍이 속이 있겠지만 하겠지만 그도 2000년 대선후보 경쟁에서 조지 부시에게 패했던 사람이다.2000년 대선에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대법원의 판결로 대통령 자리를 빼앗긴 알 고어는 어떠한가? 그는 그것으로 인해 대법원을 헐뜯거나 부시를 비방하거나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를 원망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한국의 최근 정치사를 보면 이조시대의 사색 당쟁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조그마한 나라에 왜 그리 정당이 많고 바뀌기는 어째 그리도 자주 바뀌는지! 길거리의 포장마차도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잘난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참을성이나 양보심은 그렇게도 없는지?
과거사 진상 규명위원회? 무슨 원한이 있길래...

나는 이 세상에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원한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다름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과거에 당시 권력자들에 의해 트럭에 의한 교통사고, 바다에 수장되어 거의 죽었다 살아나는 등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에 대통령이 되어서 그러한 더러운 방법으로 보복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나도 한 살 때인 6.25 즈음에 아버지를 잃은 사람 중의 하나다. 김 구 선생 장례식에 참석했다 하여, 좌익에서 끌고 갔는지? 우익에서 끌고 갔는지? 혹은 좌익으로 자진해서 갔는지, 우
익으로자진해서 갔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또 내가 그 이를 보았겠고 그이가 나를 보았겠지만 전혀 본 기억이 없는 그이가 좌익이건 우익이건 그것이 도대체 어쨌다는 것인가?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과거는 흘러갔다. 사자에 대한 심판은 역사와 국민이 할 일이지 더러운 정치인들이 할 일이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니,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계획이니 하는 것까지는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지금 하는 짓들로 인해 혼자서 사람을 20~30명씩이나 죽은 살인마가 법원 알기를 자기 집 변소깐 만큼도 안 여기고, 고아 수출이 세계 1위인
이 나라가 사색당쟁으로 인한 임진왜란과 일제 수난 혹은 이념 분쟁으로 인한 6.25같은 비극이 다시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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