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십일조와 교회 재정

2004-09-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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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복(사랑의 터키 한미재단 회장)

100년 전 인천 내리교회 교인 102명은 하와이에 정착, 어려운 육체노동일을 하면서 주일성수와 십일조 헌금으로 고국의 가족, 임시정부 자금으로 많이 희사하였다.

당시 뉴욕, 워싱턴, LA에 거주하는 여러 유학생 중 이승만, 안창호, 김활란, 임영신, 조병옥 등에 자금을 교회에서 전달하여 조국의 독립운동에 사용했다.


요즘 한국은 불경기 속에서도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대형회사 때문에 도시 중심지의 많은 교회 교인이 주말이면 변두리나 시골로 여행 가기 때문에 교인 출석이 줄어들고 헌금이 줄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주일성수를 고집하던 여러 교회들이 어느 날이던 교회에 와서 예배 드리라는 광고를 내걸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에 200만 한인동포들이 이주, 해외 동포가 가는 곳마다 약 4천개의 교회가 세워졌으니 한인의 종교성과 신앙심이 대단하다. 성경에 제시된 구약말라기 3장 10절에 십일조에 대해서 기술하면 “너희는 온전한 십일조를 성전에 바쳐 내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내가 하늘문을 열어 쌓을 곳이 없도록 너희에게 복을 쏟아붓나, 붓지 않나 나를 시험해 보아라” 했다.

기독교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은 청교도에 의해서 교회, 병원, 학교가 대부분 세워졌고 아직도 많은 믿음의 신앙인들이 온전히 십일조 헌금을 실시하고 그 후손들이 엄청난 부와 명성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구 교회에서 얻어진 각종 헌금 사용처가 하나님의 뜻대로 선교와 구제에, 또는 교육과 사회봉사에 지출된다. 예컨대 이혼자, 극빈자, 홈레스 쉘터에 자금을 지불하고 무료로 많은 교인들이 1년 365일 요리하여 해당자를 위로 급식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연세대, 이화여대, 대광, 배재, 정신여고 등과 양로원, 고아원이 미국의 선교 헌금으로 세워졌다. 근래에는 유치원, 중,고, 대학, 병원, 선교관, 체육관 및 각종 건물 증축과 특히 거액으로 소위 기도원이란 명목으로 자금 배정이 되기도 한다.

많은 부흥목사들은 70년대 전후십일조 강조를 해 왔다. 초기 이민자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여 얻은 수입을 때로는 십의 오조까지 헌금하여 교회 성전 건축에 모두 동참하였다. 이렇게 해서 성전, 선교사, 목사 배출이 세계 복음화에 큰 몫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어느 선에서 재정지출을 교회 단장이나 자체 교회 사업계획에서 중단하고 개척교회나 소규모 교회 혹은 이웃과 커뮤니티를 위해서 재정이 배정돼야 진정한 하나님의 뜻인가 하는 점이다.


500명의 한인청소년이 뉴욕, 커네티컷, 뉴저지 3개주에 수감되어 있고, 할렘이나 타종교 종족들이 극빈생활도 못하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즉 교회들이 매년 10월이면 다음 해 예산을 짤 때 교인들에게 십일조를 강조하는 것처럼 교회도 십일조로 사회 환원을 함으로써 소외되고 고통 당하는 여러 민족들을 돌볼 수 있다.

미국은 법적으로 성금이 절세까지 되며 신앙생활과 교회 헌금이 유익함을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 사도행전 20장 35절에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구절과 온전한 십일조로 온 성도들이 축복을 받으라는 많은 목사들의 설교를 우리는 기억한다. 진정한 교회의 부흥은 큰 성전과 교인의 숫자나 헌금액이 아니라 과연 몇 퍼센트로 재정이 배정되며 지불이 실천되는가에 달려있다.

모두가 불경기라고 동포들의 탄식 소리가 요란하다. 많은 회사나 개인이 파산을 신청하고 어려움을 타개하려고 한다. 인간사에 어려움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런 속에서도 우리 민족사에 영원히 남을 민족의 위인들은 굳건한 신앙으로 꿈을 심고 개척해 왔다.

우리가 후세에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LA, 뉴욕의 교회 숫자 만큼 지금 한인사회에는 맛사지 팔러, 룸살롱, 당구장, 노래방과 같은 유흥업소에서 꿈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청소년이나 동포들이 많다. 이들은 어느 누구의 몫인가? 성경대로 모두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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