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

2004-09-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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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준(취재부 차장)

지난 14일 실시된 뉴욕주 예비선거에서 플러싱 지역 20선거구 파트B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에 테렌스 박씨가 당선된 일은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전환점을 마련한 것 같다.

사실 이번 선거 결과는 나름대로 예측이 가능했다. 플러싱의 일부 선거구는 이미 아시안이 인구의 과반수를 넘고 있는데다 지난 2002년 선거에서 중국계인 존 리우 시의원이 아시안 정치인으로 탄생하면서 제2, 제3의 아시안계 정치인 탄생이 기대됐던 때문이다.


특히 테렌스 박씨는 지난 2002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줄리아 해리슨 현 위원장을 상대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아시안의 파워를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11월 본선거에서 이번과 같이 아시안들의 몰표가 계속될 것인지, 이번에 패배를 맛본 백인 등 주류사회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인 등 아시안계의 지지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앞으로 정치를 꿈꾸는 한인 지도자들에게 ‘하면 될 수 있다’는 시금석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지역 민주당 대표로 정당의 정책을 결정하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당 정책에 반영하는 한인 지구당위원장이 탄생함으로써 앞으로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정치적 연결고리를 갖게돼 숙원인 정치력 신장에 일보를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오는 10월2일 맨하탄에서 뉴욕 한인사회 최대의 행사인 ‘코리안 퍼레이드’가 열릴 예정이다.
한인 사회의 화합 차원을 넘어 주류사회에 한인 커뮤니티의 규모와 결집력을 과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인 올해의 코리안 퍼레이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류사회의 유력 정치인인 찰스 슈머 연방상원의원을 비롯해 찰스 랭글, 조셉 크라울리 연방하원의원 등이 그랜드마샬로 참가하기로 했고 배리 그로덴칙 뉴욕주 하원의원, 존 리우, 앨런 제닝스 뉴욕시의원 등도 코리안 퍼레이드에 나온다.

다분히 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한인사회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이 행사를 통해 나름대로 한인 사회를 평가해 보려는 속셈이 분명하다.

예비 선거에서의 승리에 이어 이번 코리안 퍼레이드를 사상 최대의 잔치로 치러 주류사회에 보여줄 수 있다면 한인의 정치력 신장 시간표는 그 만큼 앞당겨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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