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범죄자’(Criminal) ★★★½

2004-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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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Criminal) ★★★½

리처드와 로드리고와 발레리(왼쪽부터)는 희대의 사기극의 공동 연출자들이다.

희대의 사기극… 반전과 스릴

지난해 개봉된 아르헨티나의 히트작 ‘9명의 여왕’(Nine Queens)의 미국판 리메이크로 재미있다.
아르헨티나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기시감을 느껴 재미가 다소 감소되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사기꾼들의 기막힌 사기극이 조성하는 거듭되는 반전과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길 수 있겠다. 데이빗 매밋의 영화를 연상케 되는 사뿐한 오락물로 한방의 역전 K.O. 펀치 같은 라스트신이 아찔하다.
말끔한 신사복 차림의 리처드(존 C. 라일리)는 어수룩한 사람들을 사기 쳐 푼돈을 긁어내는 서푼짜리 사기꾼. 리처드는 LA의 한 카지노에서 서투른 사기극을 벌이다 들통이 난 청년 로드리고(디에고 루나)의 뒤에 무언가가 있다고 직감하고 로드리고를 자기 제자처럼 수용한다. 그리고 로드리고에게 사기술을 지도한다.
리처드는 위조 은행권(아르헨티나 영화서는 가짜 우표)을 진짜로 알고 거액을 주고 사려는 거부 윌리엄(피터 물란)에 대한 사기극에 로드리고를 동참시킨다. 이때부터 리처드는 로드리고와 함께 사기극을 성사시키기 위해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한다.
그런데 이 사기극에 윌리엄이 묵고 있는 호텔의 직원이자 리처드의 여동생인 발레리(매기 질렌할)가 끼여들면서 문제가 복잡해진다. 발레리는 가족유산을 둘러싸고 소송을 제기한 오빠를 증오하고 있는데 윌리엄이 발레리를 탐내면서 리처드의 사기극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 된다.
발레리 외에도 리처드의 사기극에 다른 사기꾼들이 개입하면서 리처드의 몫이 자꾸 줄어들긴 하지만 여러 명의 사기꾼들은 마치 명연기를 하듯 사기극을 멋지게 해낸다. 마지막 반전이 통쾌하다.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뛰어난 상쾌한 범죄 드라마인데 특히 라일리의 연기가 훌륭하다. R. 감독 그레고리 제이콥스. WIP.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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