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니 덱체어’ (Danny Deckchair) ★★★★

2004-08-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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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덱체어’ (Danny Deckchair) ★★★★

대니가 풍선에 매달린 의자를 타고 공중으로 비상하고 있다.

터무니없게 여겨지는 내용과 달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상쾌하고 달콤하면서 또 로맨틱한 코미디다. 위트와 유머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두 남녀 주연배우가 보기에도 귀엽고 또 둘 간의 화학작용이 아주 좋다. 편안하고 소박한 영화로 시치미 뚝 떼는 유머와 그림 같은 촬영 그리고 아기자기한 내용 및 좋은 연기 등이 있는 선한 작품이다. 호주 영화.
시드니 교외에서 야심에 눈 먼 애인 트루디(저스틴 클라크)와 함께 희망 없는 생활을 하는 시멘트 트럭 운전사 대니(라이스 아이판스)는 상냥한 괴짜.
대니는 모처럼 계획했던 여름휴가가 트루디 때문에 깨어진 데다 트루디로부터 “너는 소인”이라는 모욕을 받고 속이 상해 있다. 휴가 대신 집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인 대니는 동료들에게 피크닉용 의자에 헬리움으로 채운 풍선을 여러 개 매달도록 시킨다. 풍선을 너무 많이 매달았는지 대니를 태운 의자가 하늘로 비상하면서 대니는 딴 세상으로 가버린다. 천둥번개 속 폭풍을 거쳐 대니가 도착한 것은 그림 엽서처럼 고운 마을 클래런스의 유일한 여성 교통경찰 글렌다(미란다 오토) 집 뒷마당.
착하고 예쁜 글렌다는 대니에게 새 이름을 지어 주고 방문 교수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글렌다의 집에 묵게 된 대니는 타고난 붙임성 때문에 동네 사람들과 친해지고 글렌다와의 사이에서도 사랑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한편 대니의 실종이 전국의 뉴스거리가 되면서 결국 대니의 정체가 탄로 난다. 새 장소에서 새 사람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 대니를 찾아 TV 뉴스팀과 트루디가 클래런스를 습격하면서 대니의 꿈은 박살이 나고 만다.
키다리 갈비씨로 착하게 생긴 아이판스의 흐늘흐늘하는 연기와 엉뚱한 우스갯짓 등이 재미있고 오토(‘반지의 제왕’)가 보면 볼수록 예쁘고 귀엽다. 모두 약간 특이 체질인 두 남녀의 상투적인 것에 가렸던 내면의 상호발견과 관계 성립이 기분 좋다. 제프 발스마이어 감독.
PG-13. LionsGate. 선셋 5 (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 7 (626-844-6500) 유니버시티 타운센터6 (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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