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픈 워터’(Open Water)★★★★

2004-08-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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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떼 습격 ‘으스스’

표류하는 젊은 부부 공포감 극대화

뼈 속까지 냉기가 느껴지는 납량 해양 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내내 초조하고 불안해서 좌불안석하게 된다. 두 젊은 부부가 망망대해를 표류하면서 상어떼들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이야기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공포 오락영화로 부부 영화인인 크리스 켄티스(각본, 감독)와 로라 라우(제작)가 몇푼 안 되는 제작비로 찍은 다큐식 작품. 배우와 제작진이 상어떼들이 서식하는 바하마해에서 직접 물 속에 뛰어들어 연기하고 촬영했는데 상어떼들을 모으기 위해 다랑어를 모이로
썼다고 한다. 이렇게 특수효과 없이 배우들이 코앞에 진짜 상어를 놓고 촬영해 사실감이 대단한데 물방울 묻은 카메라 렌즈가 물결 따라 움직이며 상어와 인간의 위협감과 공포감을 극적으로 포착했다.
그런데 사실 영화에서는 상어떼들이 노골적으로 확연히 묘사된다기보다 해저 촬영을 통한 거대한 회색 덩어리나 물위에 떠다니는 지느러미 등으로 그것의 존재를 보여준다.
안 보이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무섭다 듯이 변화무쌍한 검푸른 바다 속에서 언제 상어가 공격해 올지 몰라 배우나 보는 사람이나 공포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둘 다 일 벌레들인 젊은 부부 수전(블랜차드 라이언)과 대니얼(대니얼 트래비스)은 모처럼 휴가를 내 카리브해로 스쿠버다이빙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둘을 싣고 바다로 나갔던 보트가 실수로 이들을 남겨 놓고 육지로 돌아가면서 수전과 대니얼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게 된다.
둘은 자신들 주변을 맴도는 상어떼들과 함께 하루 낮과 밤을 꼬박 새우며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던 둘은 좌절감 때문에 대양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한다.
칠흑 같은 밤 천둥번개 속에 잠깐 내비치는 상어의 지느러미처럼 영화는 공포의 대상물을 거의 안 보여주면서 겁을 준다.
수심의 깊이와 수압의 무게를 지닌 공포감이 보는 사람을 덮쳐든다. R. Lions Gate. 아크라이트, 센추리 14, 그로브, 샌타모니카 크라이티리언 6,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 7, 어바인 에드워즈 21, 오렌지 AMC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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