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국가정보능력

2004-05-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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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플로리다)

미국에는 말만 들어도 어마어마한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이 있으며 많은 예산과 장비와 인원이 국가 안보를 위해 막중한 정보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보는 첩보를 정확히 평가 해석한 것이고 정보는 신속 정확 비밀의 원칙에 의해 처리되어야 한다. 이와같은 정보처리 원칙에도 불구하고 CIA와 FBI는 9.11 테러 분자의 이름과 신상정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11 테러를 예방하지 못하여 미국은 현재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엄청난 소용돌이에 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 고위인사들이 9.11 청문회에 소환되어 몇시간씩 진땀 빼는 질문에 답변해야 했다. 잠정적 결론은 9.11 테러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는데도 실패했다고 한다.

청문회에서 CIA 국장이 정보기관의 실수를 인정했다고 한다. 이유는 미국 정보기관 조직에 체계적인 약점이 있었다 하며 앞으로 수년간 정보기관의 조직 개편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9.11 테러 전에도 WTC 지하주차장 폭발사고, 중동 예맨 해안에서 미국 전함 콜호 피격사건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 정보를 양 치는 목동의 소리 정도로 듣고 늑장을 부려서 결국 9.11 테러사건에 이르렀다고 하니 정보기관의 정보처리 업무가 얼마나 무능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9.11 테러 후 대 테러 전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이라크 전쟁은 대량살상무기(WMD) 때문에 시작되었으나 지금 현재 정보기관의 정확한 근거에 의한 정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라크 전쟁이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저항세력의 도전으로 인하여 사상자는 속출하고 전쟁비용은 늘어나서 추가 병력의 지원이 필요하여 한국주둔 병력을 이라크전쟁에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니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라크전쟁에서 또 하나의 실수는 포로학대 문제인데 이 사건 역시 정보의 정확한 처리를 잘 못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한다. 포로학대 사건은 벌써 지난해 말경 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신속히 예방하지 못하고 공중파 TV방송(CBS)에서 폭로함으로써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면서 미국의 지도력과 명예와 체면에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오점을 남기고 수습하는데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하니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한국전쟁 휴전후 1954년에 도미, 군사정보부대(Military Intelligence) 즉 포로 신문 부대에서 근무한 바 있는데 포로는 제네바 협정에 의해 다루어야 한다는 교육 훈련을 받은 바 있다.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은 과연 이러한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때 일본의 연합함대가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미국 태평양사령부 시설과 군사장비를 공격했을 때와 1950년 6.25전쟁 대 북한의 남침 준비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당한 사실 등이 있다.

6.25전쟁 중에도 중공군이 개입된 적의 전투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많은 사상자를 내고 후퇴할 수 밖에 없었던 장진호 전투를 잊을 수가 없다.따라서 정보를 원칙에 의해서 신속, 정확, 비밀리에 처리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유증과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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