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학생 방치할 수 없다

2004-05-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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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학생들의 상당수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힘들어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한인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아시안 아동 및 가정연합(CACF)이 밝힌 ‘히든 인 플레인 뷰(Hidden in Plain View)’에 따르면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좋은 민족으로 알려진 아시안 학생의 20%가 영어 미숙으로 ELL반에 속해 있으며 지난 한해 30%가 학교를 중퇴, 또는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또한 아시안 학생이 우수할 것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학생 당사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타 인종 보다 높고, 교육국이나 공립기관의 혜택에서 종종 제외되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이 속한 고유문화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교내 인종차별, 부모와의 대화단절 등도 아시안 학생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따르지 않을 경우 자녀들의 학교생활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안 학생들은 미국에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질감 때문에 현지 생활 적응이 쉽지 않고 학교생활이나 미국인 학생과의 사이에서 여러 가지 갈등과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부모들이 각별하게 신경 쓰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면에서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낙오되거나 성적이 떨어져 학교생활에 취미를 잃으면서 잘못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것은 바로 한인학생들의 실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무조건 학교만 가면 아이들이 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번 보고서만 보더라도 사실상 제대로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 학생은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학생들은 대부분 적응에 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실제로 어른의 경우도 미국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힘든 일이 많겠는가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방황하다가 종국에는 잘못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한인부모들은 항상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쏟아야 하며 학부모 조직이나 교사와의 연락으로 항상 학교
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한인사회에서도 관련단체를 통해 한인학생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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