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황금 연휴

2004-05-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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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편집위원)

신록의 계절 5월도 마지막 가는 주간이다. 이제 작열하는 무성한 초여름이 열리고 있다.5월 마지막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시발점으로 여름휴가가 시작되고 있다. 모름지기 연중 가장 좋은 기후와 함께 맞이하는 연휴절기이다.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걷어내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휴식을 취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는 시기다.

메모리얼 데이는 9월초 노동절 연휴와 함께 가장 붐비는 황금연휴이다. 따라서 황금연휴를 코앞에 두고 있는 한인들은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한다. 여행 계획을 짜는 행복감 때문에 가슴을 설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은 환경에 살고 있는 한인가정이 여행을 떠나기란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니다.


주 6, 7일 동안 일을 하는 가장도 있고, 직장생활에 가정 일까지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엄마, 그리고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등 각자의 스케줄 때문에 가족이 함께 여행다운 여행을 한 번 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현 실정. 모처럼 여행을 떠나려해도 각자의 다른 취향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훌훌 털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보자.자기 자신을 뒤돌아 볼 시간도 갖지 못하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여행을 떠나면 진정 의미 있는 여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여행 목적을 구체적으로 잡아야 한다. 가족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자녀에게 체험을 통한 견문을 넓히는 기회로 삼을 것인지를 미리 정하면 좋을 것이다.

여행 준비과정에서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아빠는 하루 일정을 짜고, 엄마는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자녀들은 자료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긴다면, 이미 가족여행은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흥미로운 주제가 중요하다. 자녀들이 공부를 위한 여행이라면 좋아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가까운 곳으로 가족 캠핑을 가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산 교육을 중요시하는 이때 야영과 캠프파이어 등을 통해 흙의 친숙함을 느끼게 해주면 자녀들에게 딱딱한 도시의 분위기와 다른 감동을 줄 수도 있다.

10대 자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한인부모들은 더욱 각별한 신경을 기울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좌절감을 갖게 할 수도 있는 반면 일상적인 생활에서 떠나 서로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0대 자녀와의 성공적인 가족여행을 지내려면 상호간 의견을 이해하며 존중해 주어야 한다. 또한 자녀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여 모처럼 자녀와 같이 떠나는 가족여행이 재미와 추억으로 남도록 처음부터 여행 계획을 함께 세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여행은‘고생길’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준비도 필요하다.기대를 안고 찾았던 산과 바다 등 여행지에서 뜻하지 않는 사고로 여행을 망칠 수 있다. 야외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사고가 큰 문제 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행을 떠날 때는 간단한 응급처치법을 익히고 미리 비상약품을 준비해서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모리얼 데이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먼 곳으로 가족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아이들과 손잡고 온 가족이 함께 간단한 도시락 나들이를 떠나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평소 바빠서 하지 못했던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다 보면 어느새 기억에 남을만한 가족간의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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