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아직도 과당경쟁인가

2004-05-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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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업소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분쟁이 자주 일어나 한인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청과 업계를 비롯, 델리 그로서리, 세탁, 네일 업계 및 뷰티서플라이 등 소매업계에 이미 고질화되어 있어 업계 발전과 존속에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

최근에도 플러싱에 있는 기존의 비디오 가게와 인근에 들어선 신규 비디오 업소 사이에 상권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돼 업계내 가격경쟁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사활을 걸다시피 한 이들 업소간 경쟁은 결국 제살 깎기 식 출혈경쟁을 유발시켜 업계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에 대해 이 지역은 물론, 타 지역에 있는 비디오 업소들까지 문제가 비화된 두 가게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가격 및 시장 질서가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존업소 인근에 새로 문을 여는 이른 바 ‘적대적 가게 오픈’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업소간 할인가격경쟁에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이 두 업소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업소간의 심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던 것과 같은 위태로운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업소간 분쟁은 과당경쟁을 유발시켜 종국에는 업계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도 한인 주종업계는 이런 업소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업계가 더 발전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런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동족끼리 가격경쟁을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결국 한인간의 경쟁은 너 죽고 나죽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렌트나 인건비 등 모든 물가가 오른 데다, 동종 업소들이 포화상태여서 매출액이 감소돼 업소간 과당경쟁은 자신의 살을 깎는 무모한 행위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쟁에서 탈피, 업소별로 이윤을 많이 낼 수 있는 품질 개발과 서비스 개선으로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고부가가치가 생성될 수 있는 새로운 업종개발에도 눈을 돌려 한인비즈니스의 탈출구를 개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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