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한인 자녀들은 문제 없나

2004-05-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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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청소년들이 여가를 선용할 곳이 없어 방황하다가 탈선하는 경우가 많다는 뉴스데이의 보도는 우리에게 청소년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일깨워 준다. 이 신문은 퀸즈지역의 아시안 청소년들이 어울릴 공간이 없고 할 일이 없어 당구장, 노래방 등을 돌며 방황하고 있으며 갱단에 가입하거나 마약에 빠지는 등 탈선하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데이의 이같은 지적이 아니더라도 한인사회에서는 청소년 인구의 증가와 함께 청소년 선도문제가 이미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 자녀들은 학업에 열중하여 좋은 성적으로 일류학교에 진학하기도 하고 동료 학생들의 리더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들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문제 청소년으로 전락, 타락적인 생활과 범죄에 빠지는 등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한인사회에서 사회 활동이나 비즈니스에 성공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도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있을 만큼 한인사회에서 청소년 문제는 심각한 형편이다.


청소년들이 탈선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여가를 선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여가를 쓰지 못하여 할일 없이 시간이 남게 되면 나쁜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타락과 탈선에 빠지게 된다. 미국에는 한인청소년들 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민족의 청소년들도 많은데 이 가운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될 기회가 너무도 많다.

이와같은 환경에서 부모들이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자녀들이 어떻게 소일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또 바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지 못한다면 자녀들이 탈선하게 될 경우 이를 방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녀들이 범죄나 마약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져 문제 청소년으로 전락할 수 있다.

특히 이제부터 청소년들의 바깥 생활이 많아지는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내달에는 각급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서 청소년들에게 여가시간이 많아 진다. 이런 시기에 청소년들이 여가를 선용하는 대책이 없어 거리를 방황하게 되고 부모들과 대화가 부족하여 바른 생활을 지도받지 못한다면 탈선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청소년문제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 자녀를 가진 한인부모들은 물론 청소년 선도기관 등 한인단체들도 한인청소년들과 대화의 장을 넓히고 운동과 취미생활 등 여가 선용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은 문제 없나’ 하고 우리 스스로 자문 자답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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