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니콜라스 케이지와 엘리스 김

2004-05-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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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우디 알렌, 웨슬리 스나입스에 이어 세계적 유명 배우인 니콜라스 케이지(40)가 한인 아가씨에게 홀딱 빠져 있다. 케이지의 본명은 니콜라스 김 코폴라(Nicholas Kim Coppola). 그는 1995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통해 6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케이지는 후광이 대단하다. 그의 할아버지가 ‘대부3’의 음악을 담당했던 카마인 코폴라며 삼촌은 ‘대부(God Father)’를 연출한 프란시스 F. 코폴라다. 케이지는 이런 후광이 싫어 본인 스스로 성을 케이지(Cage)로 바꿨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매료시키는 푸른 눈과 약간의 백치다운 그의 연기에 빠져 들어감을 느꼈을 것이다. 케이지가 빠져 있는 한인 아가씨는 엘리스 김(19)으로 부모는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약 2개월 전 로스앤젤레스의 한 일본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케이지를 만났다. 케이지는 그녀를 본 순간 첫 눈에 반했다 한다.

케이지는 엘리스 김에게 싯가 10억원(100만 달러)정도 나가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청혼의 선물로 바쳤다. 케이지는 엘리스 김과 그의 전용기를 타고 영화 촬영지인 시카고와 뉴올리온스 등을 함께 다니며 열애중임을 과시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엘리스 김의 부모에게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전용기를 이용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케이지는 두 번의 결혼을 했는데 그 중 한 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다. 1992년 부인 미아 패로와 이혼하고 양녀였던 한인 입양아 순이(34)와 결혼한 우디 알렌(69)은 지금도 순이와 잘 살고 있다. 우디 알렌은 감독, 배우, 코미디언, 섹소폰 연주가, 극작가, 작가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그는 ‘에니 홀’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잘 나가는 흑인 영화배우 웨슬리 스나입스(42)도 지난해 한인 박나경(31)씨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한국을 다녀온 바 있다.

어떤 딸 가진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대학에 들여보내 봐야 졸업하고 몇푼 받지도 못하는데 차라리 일식집 종업원으로나 내 보낼까. 그러면 어쩌다 유명배우라도 만나 엘리스 김처럼 될는지 누가 알아!” 참으로 한심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딸가진 부모의 한 켠에 숨어있는 딸의 미래가 걱정되고 엘리스 김이 은근히 부러워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딸 가진 부모들은 이렇듯 딸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공부도 해야되고, 졸업후 좋은 직장에도 들어가야 된다. 그 후엔 좋은 신랑감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한다. 가정을 꾸린 후엔 아이를 낳고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 물론 결혼 후에도 직장을 다니며 남편과 함께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딸이 엄마가 되어 손주를 할머니와 할아버지 품에 안겨주는 것 역시 딸 가진 부모가 바라는 것 중 하나다.

언제부터인가, 딸 가진 부모는 비행기 타고 여행하며 아들 가진 부모는 고속버스 타고 여행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 말은 딸 가진 부모가 나중, 딸로부터 아들 보다 더 효도를 받는다는 뜻일 게다. 아들의 입장에서 나의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 말에 100% 수긍이 간다.

아들로 태어나 학교 다니고, 결혼하고, 미국에 들어와 직장에 다니며 한 가정을 유지해 나가기 급급한 현재까지의 실정을 볼 때, 나는 나의 부모한테 얼마나 효도했나 생각하면 부끄럽기가 짝이 없다.


엄마가 되면 엄마의 심정을 아는 것 같다. 그런데 아비가 되어도 부모의 심정으로 돌아가지 못함은 웬 일일까.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여성에겐 모성의 본능이 있다. 딸인 여성은, 가정을 위해 희생한다. 특히,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 엄마가 된 딸은 자식과 가정을 위해 희생도 하지만 부모를 위해 늘 생각한다.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다. 때마다 부모를 위해 선물도 하며 용돈도 드린다. 그런데 아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아들이라고 효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친구 왈 “아내와 자식을 위해 열심히 돈 벌고 직장생활하며 가정을 튼튼히 하는 것이 곧 효도가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세 번째 부인이 될 엘리스 김의 부모도 딸 가진 심정으로 딸이 더 이상 이혼의 대상이 되지 않고 평생 잘 살기만을 바랄 것이다. 연예인의 이혼율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높으니 그렇다. 국경과 나이와 모든 것을 초월해 맺어지는 케이지와 엘리스 김의 결합
이 부모와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 잘 진행되기 바라며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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