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미 친중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2004-05-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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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총선이 끝난지도 어언 한달이 다 되어간다. 총선 결과는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진보 혁신세력이 수구 보수세력 보다, 탄핵 반대 세력이 지지세력 보다 월등히 강한 펀치를 휘둘러댔다.

그 결과 150 대 120이라는 14년만의 여대 야소의 정국을 구성하게 되었다.
이런 결과가 잘 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는 앞으로 4년을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17대 국회의원들의 이념과 사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번에 총선 당선자 138명의 대외정책노선을 조사한 결과 중국 55% 대 미국 45%의 중국 우선정책이었고 여당인 열린우리당 자체 조사에서도 130명의 당선자 가운데 82명(63%)이 최우선 외교통상 상대국으로 중국을 거명했다. 전국의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62%가 중국을 제1의 경제교역국으로 꼽았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중국의 중요도가 48%, 미국 중시 외교 의견이 38%였다니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느낌이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 세대들의 급변하는 이념과 사상에 불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여기서 나는 왜 반미 친중 노선이 잘못 되었으며, 왜 위험한 정책인가에 대한 명쾌하고도 후련한 대답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4월 23일자 오피니언에 게재된 이기영 주필의 ‘중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이란 칼럼을 읽
어보고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중국은 한국을 경제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을 뿐, 정치적 파트너는 아니다. 정치적 파트너로는 북한을 꼽고 있다.

현재는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협력관계에 있으나 이러한 협력관계가 언젠가는 중국경제에 예속될 수도 있다. 또 현재의 미국 경시 정책의 결과로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그 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세력은 가까운 중국뿐일 것이다.

또한 북한이 경제적으로 부강해질 경우 중국과 손잡고 남한을 압박한다면 남한은 결국 중국과 북한의 눈치만을 보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남한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또 중국이 남북한을 손아귀에 넣고 있는 한 한반도의 통일을 원치 않을 것이며 만약 통일이 이루어질 지경에 이른다면 중국은 어느 쪽 편을 들어줄 것인가? 우리가 반미 친중 정책을 고수하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 그 때는 누구에게 협조와 구원을 요청할 것인가?

우리가 주도하는 남북통일에 힘을 실어주고 밀어줄 세력은 미우나 고우나 미국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한국과 미국은 동맹관계라고 하지만 중국과 북한은 피를 나눈 혈맹관계라고 부르짖는다. 그 어느 쪽이 더 돈독한 관계인가? 중국은 결코 우리 편이 될 수 없다. 개 꼬리 삼년 묻어도 황모 안 된다.

이기영 주필의 결론과 같이 진정 반미 친중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불행한 일이 닥쳐서 가슴치며 후회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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