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어머니는 위대하다

2004-05-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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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논설위원)

매년 이맘때가 되면 미국이나 한국이나 자식을 성공시킨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로 떠오른다. 미국의 CNN 방송은 이번 어머니날 특집에 성공한 CEO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들을 바로 키운 어머니들에 관한 스토리를 방영했다. 이날 소개된 어머니들은 모두가 아들에게 일찍이 도전 의식과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어 굴지의 기업가로 성공하게
만든 인물들이다.

주인공은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 항공 등 200여 개 기업체를 소유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회장과 가정용품 업체인 홈 디포의 공동 창업주이자 미식축구팀 애틀랜타 팰컨스의 구단주 아서 블랭크, 그리고 힙합전문 레코드회사 테프잼의 창업자이자 러시커뮤니케이션 회장인 러셀 시몬스의 어머니가 그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식이 별 볼 일 없을 때, 아니면 낙망 가운데 있을 때, 혹은 사업에 실패했거나 탈선했을 때 신뢰감을 갖고 자식을 계속 믿어주면서 그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와 힘, 비전을 심어주어 성공한 기업가로 만들었다.

이들 외에도 낸터킷 낵타르의 공동 창업자 콤 스콧의 어머니는 ‘쓰레기 청소를 해도 너는 성공한다’는 말로 아들을 격려했고, 10대 시절 마약판매로 아무도 믿어주지 않던 지금의 러시 커뮤니케이션 회장 러셀 시몬스의 어머니는 그의 유일한 구세주로 아들을 성공시켰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뜨거운 격려와 신뢰감이 아들을 굴지의 기업가로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이들과 같이 각 분야에 어머니의 후원과 신뢰감에 의해서 성공한 인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에도 ‘돐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혹 고비를 넘기더라도 사회생활을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판정에도 불구 장애자인 딸을 어엿한 직장인으로 만들어 놓은 어머니의 이야기가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어머니의 위대한 힘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의 위인들도 따지고 보면 뒤에 반드시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

대표적으로,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해 자식을 위대한 성현으로 만든 맹자의 어머니나, 떡 썰기로 자식을 유명한 서예가로 길러낸 한석봉의 어머니. 이들은 모두 동양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어머니들이다.
서양에도 저명한 참회록을 남긴 성 어거스틴의 어머니, 감리교의 어머니로 알려진 요한 웨슬레의 어머니, 에디슨과 칸트의 어머니 등 훌륭한 어머니들이 많이 있다.

가난한 집안이지만 어머니의 성경적인 교육 아래 미국역사에 기리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된 제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의 이야기도 있다. 링컨의 전기에는 ‘보잘 것 없던 링컨이 위대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빈곤과 훌륭한 신앙의 어머니가 유일한 조건이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이들이 훌륭하게 될 수 있었던 것에는 어머니의 눈물겨운 기도, 사랑의 격려, 자식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인물의 뒤에는 항상 위대한 어머니가 있게 마련이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고 한 빅톨 위고의 말은 이를 대변하는 명언 중의 명언이다. 몇 년 전 캘리포니아의 한 어머니가 차가 전복되어 어린 딸이 차에 깔려 죽게 되자 1톤이 넘는 차를 어머니가 들어 구한 사실이 있다.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초능력이자 숨어있는 위대한 힘이다.

인간의 마음 가운데 가장 높은 마음은 어머니의 마음이요, 인간의 정 가운데 가장 깊은 정은 어머니의 정이다. 또한 인간의 손길 가운데 가장 부드러운 손길은 어머니의 손길이요, 인간의 눈길 가운데 가장 따스한 눈길은 어머니의 눈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자식의 보호자이자,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요, 선생이요 피난처라고 한다. 헌신적 희생과 사랑으로 조건 없이 길러주고 무엇이든 베풀어주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지도하고 가르쳐주는 분이 바로 어
머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무릎과 가슴, 얼굴은 학교요, 교실이요, 선생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말씀은 교과서요, 손가락은 분필, 눈동자는 나침반이라고 한다. 이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느 어머니나 다 같은 것이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어느 누가 자기 자식을 제대로 기르고 가르치느냐가 다를 뿐이다. 지금은 보잘 것 없더라도, 아니면 속을 좀 썩이더라
도 누가 아는가. 바로 그 자식이 훗날 이 세상을 뒤흔들어놓을 큰 인물이 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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