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담배연기 없는 우리집

2004-04-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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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KCS 뉴욕한인봉사센터 공공보건부)

공공기관은 물론 뉴욕시 전역의 직장을 비롯하여 술집과 식당을 금연지역으로 정하는 뉴욕시의 금연법의 여파로 흡연자들이 설 땅이 줄어들었다. 그나마 마음대로 담배를 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들 수 있겠지만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을 가족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마음 편한 일이 아닐 것이다.

간접흡연의 위험안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간접흡연으로 인하여 매년 미국내 4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이 자동차 사고나 불법 약물중독에 의한 사망 보다 많다. 매년 약 3만7,000여명의 사람들이 폐암으로 1만3,000여명은 폐암 이외의 다른 암으로, 3만7,000여명의 사람들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다.


환경보호기관(EPA)에 의한 자료에 따르면 간접흡연 또한 발암물질 인자가 있음이 증명됐고, 연구조사에 의하면 실제로 흡연자가 담배를 직접 빨아들이는 것 보다 간접흡연자가 호흡하는 연기에 발암물질 성분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계속되는 간접흡연자의 증가는 심각하게 많은 천식질환과 호흡 감소 전염병, 그리고 갑작스런 소아 사망 질환(SIDS)의 주 원인이 된다.한국의 경우는 흡연을 통해 폐암에 걸리는 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연세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국남성의 흡연율은 무려 72%에 달하며, 이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 여성 흡연자의 수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여성의 폐암 사망률이 남성과 같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은 놀라운 사실이다.이것은 남편의 흡연에 의한 간접흡연의 영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 조사에 비교했을 때 흡연환경의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환경의 여성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배 높다는 결과를 나타났다. 특히 흡연하는 남편과 30년 이상 같이 지낸 부인의 경우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출연하지 않는 남편의 부인 보다 3.1배나 높았다.

다른 조사에 따르면 흡연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은 폐암 발생률이 30%, 심장병 발생률이 40%가 더 높으며, 부모가 흡연하는 가정의 어린이는 천식, 중이염 등의 발현율이 6배나 더 높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하에 KCS 공공보건부는 뉴욕시 금연 연맹의 후원으로 ‘Smoking Free Residency Campaign(담배 연기 없는 우리집)’을 실시한다. 이는 집안의 모든 구역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이를 가족 뿐 아니라 방문객에게까지 적용시켜서 집안에서 담배 연기를 완전히 없애고자 하는 캠페인이다. 미국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가부장적인 전통과 문화
를 간직하고 있는 한인 가정에 이 캠페인이 어떻게 적용될지 무척 궁금하다.

또한 정이 많고 인심이 후한 우리의 정서상 손님이나 방문객에게 금연을 요구하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를 통해 가족 내 비흡연자를 간접 흡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어린 자녀가 담배를 배우게 될 위험요소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욕시 금연법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하다. 이제 남은 것은 바로 가정이지만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가정까지 법률로 금연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 정확히 알고 본인을 비롯한 사랑하는 가족을 이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능동적인 노력이다.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적극적인 방법은 금연 선언이다.

많은 한인 가정이 ‘담배 연기 없는 우리집’ 캠페인에 동참해서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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