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 조직범죄 뿌리뽑자

2004-04-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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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뉴욕지부 아시안 조직범죄 수사반의 콘래드 모티카 반장이 본보와 특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한인사회에 조직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명백히 상기시켜 주고 있다.

모티카 반장은 한인 룸살롱과 마사지 팔러와 관련된 밀입국과 인신매매에 조직범죄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한인사회에서는 일부 청소년들이 갱조직에 가담,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한인 범죄자들은 다른 민족, 특히 중국계 조직범죄조직의 유혹이나 위협에 못이겨 범죄행위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룸살롱이나 마사지 팔러에 종사하는 한인여성들을 밀입국시켜 인신매매를 일삼는 한인 범죄조직이 적발되어 충격을 주었다. 이와같은 범죄조직은 밀입국 알선과 인신매매 뿐 아니라 감금 협박 등 수단으로 성노예, 불법 고리대금업 등 착취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데 도대체 이런 일을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인신매매나 감금, 협박 등은 미국에서 가장 큰 범죄로 다루고 있는데 한인들이 이런 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지르고 있다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한인사회의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다.

이와 같은 한인조직범죄에 대해 이미 경찰에서 적극 수사를 펴고 있는 가운데 FBI에서 전담 수사에 나섰다. FBI의 수사는 정보력과 기동력 등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일단 FBI의 수사 표적이 되면 수사망을 피할 수 없게 되므로 FBI의 수사 대상이 된 한인 조직범죄가 모두 적발 단속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한인범죄조직이 미국의 수사당국에 적발될 때마다 이 사실이 미국 언론에 대서특필될 것이므로 그 때마다 한인들의 체면은 또 얼마나 깎이게 될 것인가.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키듯 극소수의 조직범죄자들 때문에 한인사회 전체가 멍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한인사회에서 조직범죄가 사라져야 한다.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인신매매, 성노예, 감금협박, 마약밀매 등을 자행해 온 조직범죄 관련자들은 스스로 반성 자숙해야 하며 한인사회는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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