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티로 정치력 신장 도모한다

2004-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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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평통 차세대 부회장)

한인사회에 파티가 많이 있지만, 그 파티가 정치력 신장으로까지 연결되도록 기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다. 단순히 친구나 친지들, 소위 우리끼리의 친목을 위주로 하는 파티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지역단체나 직능단체들은 파티를 계획할 때 정치력 신장이라는 우리 동포사회의 과제를 염두에 두고 파티를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지역단체들은 그 지역의 주류 유지들을 초대하여 그 지역의 유지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를 만들고, 직능단체들은 자기들의 전문분야의 주류 상대역들을 초대하여 사업상 관계를 두렵게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파티를 기획하면 좋을 것이다


지난 4월 1일, 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는 아스토리아 월드매너에서 한인사회 및 주류사회의 정계 및 보험관련 업계의 인사들을 포함 3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 창립 제 9주년 연례만찬 파티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외빈 가운데 특히 나의 눈길을 끈 인사들은 김기철 뉴욕한인회장, 김현명 부영사, 뉴욕주 보험국 국장 등이었다. 이밖에 서부지역 한인보험협회 임원들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동부지역의 동업자협회의 연례만찬에 교환 방문한 것은 사상 초유의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동서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는 보험과 재정서비스를 통하여 동포들의 재산을 보호하고 증식하는데 이바지하는 보험재정 전문인들의 친목 도모와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1995년도에 창립되었는데 그 후 매년 회보(올해 제 9호)를 발행하여 한인사회에 배포하고 창립기념일 3월 16일을 전후하여 동포 보험재정 전문인들과 주류 보험업계의 관계자들을 초대하여 연례만찬 파티(올해 제 9차)를 개최하고 있다.

회보는 보험재정 전문인들의 실무 지식에 대한 글과 개인적 경험담들이 주로 실려 있다. 연례만찬 파티는 주류사회의 인사들이 주로 참석하기 때
문에 파티의 진행을 영어로 한다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다.

뉴욕한인회 회장이나 영사관의 대표가 동 협회의 연례만찬에서 축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기철 회장은 그의 짤막한 축사를 마치면서 영어로 연설한 것은 자기 생애 처음이었다고 토로하여 박수를 받았는데, 노력하는 김회장의 모습이 보기에 매우 좋았다. 김현명 부영사는 역시 외교관 다운 유창한 영어로 신뢰와 일관성은 보험재정 전문인들이 반드시 갖
추어야 할 자질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박수를 받았다.

보험업계를 감독하는 뉴욕주의 보험국 국장인 그레고리 쎄리오씨의 참석은 우리 소수민족의 협회로서 매우 영예로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내내 자기를 임명한 파타키 주지사가 얼마나 한인사회에 관심이 많은가를 역설하였다.

지난 선거 때 공화당 파타키 후원회가 개최한 후원의 밤에 우리 협회가 일조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쎄리오씨는 우리의 초청을 거절하지 않고 매년 참석해서 우리의 사기를 북돋아준 셈이다.

동포사회의 여러 지역 직능단체들의 파티에 가 보면 주류사회 인사들을 초청해 놓고 우리 말만 쓰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것은 참석한 주류인사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반드시 유창한 영어를 써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이민 1세들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떠듬떠듬 읽더라도 그 노력이 주류인사들에게 매우 가상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영어구사 능력이 정치력 신장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면, 논리의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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