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뉴욕의 겨울과 한인 비즈니스

2004-01-26 (월)
크게 작게
91년 처음 뉴욕의 겨울을 맛보았다. 햇빛이 눈을 아리게 하는 청명한 하늘이지만 그 추위는 살을 에는 듯한 느낌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화창한 느낌에 멋모르고 얇은 옷을 입고 나갔다가 그 살떨리는 추위에 한순간의 어리석은 선택을 머리를 쥐어박으며 후회했었다.기억나는 2번째 뉴욕의 겨울은 ‘눈’이었다.95년-96년 겨울은 지금도 많은 뉴요커들에게 기억이 남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어렴풋하지만 공식적인 ‘Snow Storm’만 16번이었던가.

스키복을 입고 눈이 허리까지 쌓인 길을 헤치고 우유를 사러갔었다. 또 출근길 교통 통제로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다.이번 겨울은 한동안 따스했던 지난 겨울이 진짜 뉴욕의 겨울이 아니었다는 느낌을 되새겨주고 있다. 처음 뉴욕의 겨울을 맛봤을 때처럼 매서운 맛이 난다.


그리고 이번 겨울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더욱 춥게 증폭되고 있다.우선 주위를 둘러봐도 비즈니스가 잘된다는 한인들을 찾기 어렵다. 지난 연말연시가 유난히 조용했다는 느낌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한인사회가 잔뜩 웅크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랜 경기 불황이 그렇게 만들었지만 그 속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한인 비즈니스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모델들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불황을 뛰어넘는 한인 비즈니스를 모아본 적이 있다.의외로 각 업종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아이템들로 성공적인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독자들의 호응도 좋아 글쓰는 재미가 있었다.)

지난 연말부터 그런 케이스를 찾아봤지만 전처럼 쉽게 찾지 못했다.다시한번 그런 성공 모델을 찾아보고 싶다. 독자들이 읽으면서 기분좋게 공감하고 나름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겨울이 추우면 더욱 봄이 그리워지는 법. 한인 비즈니스의 성공 사례 또는 전망있는 사업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김주찬(취재부 차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