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여성, 서울여성, 그리고 뉴욕동포여성

2004-01-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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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동지의 사진이 비를 맞으면 우리는 죽습네다”

지난해 대구에서 개최된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응원단으로 온 북한여성들이 버스를 타고 가다 비에 젖은 사진을 보고 울부짖듯 토해냈던 말이다.
북한은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는 철저한 통제 속의 전체주의의 사회환경이기 때문에 그 속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행복 추구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미모인 소수의 여성들만이 기쁨조의 특혜 속에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있으나 여성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이 될 것이다.

지난 65년부터 서독 외무성 산하 아시아연구소에서 계간지 ‘북한’을 만들면서 주체사상에 심취, 열렬한 찬양자가 돼 북한을 왕래하면서 남북한의 경계인을 자처한 조명훈 박사는 주체사상으로 세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제국이었고 인민은 주인이 아니라 감옥 속의 노예들이었다고 분노하면서 등을 돌렸다.


서울 여성을 생각하면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가 주연한 명화 ‘애수’가 떠오르곤 한다. 2차대전 때 영국군 장교로 전선에 나간 약혼자 로버트 테일러가 전사한 것으로 오인한 비비안 리가 슬픔과 고독 속에서 생존을 위한 창녀로 전락했는데 그 후에 로버트 테일러가 살아 돌아온 사실을 알게 된 비비안 리가 런던 테임스강에 투신 자살한 이야기를 담아 많은 영화 팬들의 심금을 울린 명화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도 로버트 테일러가 테임스강의 다리에서 지난 날의 사랑을 회상하는 애수의 모습이 떠오른다.2차대전이 일어난 1940년대의 서구문명사회는 이미 자유연애 시대가 풍미하던 시대였는데 영화 ‘애수’는 연인간의 정절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여성들과는 달리 자유천지에 살고 있는 서울여성들은 행복의 추구권을 넘치게 갖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사랑을 분리하는 성도덕이 타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한 후에도 일부는 애인을 갖는 세상이 됐는데 참된 사랑과 행복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착잡한 감회를 갖게 된다.

이성간의 사랑이나 부부의 사랑 속에는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이 혼합돼 있는데 육체적인 사랑이 작아지고 정신적인 사랑이 커질 때 권태기 없는 승화된 사랑이 이루어져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다.여성의 매력은 외모 보다는 마음과 교양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결혼 후에도 깊은 인연을 지속하고 있는 카밀라 파카볼수는 미모는 아니지만 편함을 주는 마음과 교양 있는 여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륜 속에 살아온 찰스 왕세자의 인격적인 결함은 고독을 이기지 못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보복적인 불륜을 가져와 비극을 낳고 말았다.

뉴욕동포 여성에 대한 나의 영상은 언제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어려운 이역만리 미국에서 남편을 도와 갖은 고생을 하면서 한인동포의 위상을 높이고 자녀들을 키워온 큰 발자취는 한민족의 여성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남편들이 도박 않고 가정폭력 없고 가정에 충실하면서 가사 분담을 하고 있으면 아내들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편을 어디에서나 존경하는 모습을 갖는 것이 행복의 길이 될 것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집 ‘오늘을 위한 기도’를 매일 저녁 명상하면 평화와 행복의 바람이 가정마다 스며들 것이다.<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는 어느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
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나직히 외우는 저의 기도가 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 저의 잠을 덮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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