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새벽을 여는 사람들

2004-01-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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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사이자 컨설턴트인 사이쇼 히로시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을 통해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고 말한다.그는 ‘아침형 인간’은 신체와 정신이 조화로운 하루를 갖게되며, 생활의 여유를 갖게되면서 목표하는 성과를 달성하게 하며, 세상과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짐과 더불어 건강한 삶, 장수하는 삶을 누리게 되는 변화를 가져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밤이 즐거워도 아침과 바꾸지 마라, 아침에 할 일을 만들어라, 수면시간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가 좋다, 하루가 힘들수록 일찍 일어나라,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 중 야행성은 없다는 걸 명심하라, 습관적인 야근이나 상습적인 음주를 벗어나라, 저녁 술자리는 1차로 끝내라, 아침산책을 꼭 하라, 아침식사는 되도록 풍성하게 하라 등이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는 대부분 아침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른 아침에 시작해서 해가 지기 전에 하루 일과를 끝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는 것은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때문에 한인사회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 같은 ‘아침형 인간’은 대부분 성공이 보장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인물들은 대부분 새벽에 잠을 깨 일을 챙기는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깜깜한 새벽 풀턴 어시장으로 싱싱한 생선을 찾아 나섰던 한인들. 동트기 전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찾아 헌츠포인트 청과물도매시장에서 새벽을 열던 청과인들. 그 외에도 이른 새벽부터 일자리를 향하는 한인들이 꽤 있었다. 그들은 성실, 근면 그리고 부지런함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성공했고, 경제적 기반도 쌓았다.

그들의 성공비결은 새벽에 잠을 깨 일을 챙겼기 때문일 게다. 이처럼 한인사회에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인해 ‘아침형 인간’으로서의 성공사례가 이미 많이 있었다.물론, 예전뿐 아니라 요즘도 새벽을 여는 사람들, 아침형 인간들은 성공을 향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한인사회에는 야행성 생활에 젖어 있는 한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야행성 생활에 젖어 생활리듬이 깨지고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야행성 생활의 심각한 폐단인 아침 우울증으로 일어나기 싫고 무기력해지면서 매사에 수동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저녁에 술로 우울함을 달래거나 어떤 대상에 집착함으로써 건강과 정신을 망치며 급기야 아침까지 잃게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침에 여유가 없으니 자신과 직장 일은 물론 가족을 돌볼 틈도 없이 허둥대기 마련이다. 매일 매일 그저 시간에 떠밀리며 버거운 삶의 무게만을 느낄 뿐이다.

무엇보다 한인사회에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대책 없이 울상만 짓는 한인들이 제법 있다. 술 마시며 넋두리만 늘어놓느라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이들도 있다. 불황의 늪을 헤쳐나가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에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화, ‘새벽을 여는 사람’의 예전 모습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침 일찍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 그날의 ‘첫 번째 승리’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일곱 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아침의 승리야말로 곧 크고 작은 여러 승리를 가져다주면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된다고 말한다. 영국의 사상가 아놀드 베네트는 「아침의 차 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저서에서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야 한다’고까지 얘기한다.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하루를 지배하고, 하루를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아침형 인간’을 실천하면서 우리도 이제는 야행성 생활을 탈피하고 ‘새벽을 여는 사람들’같은 부지런한 삶을 살자고 권하고 싶다.

<연창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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