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설날 학교 안가도 되나요

2004-0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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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출근시간이 가장 짧은 날은 유대인 명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대인들이 많은 뉴욕시에 살다보면 유대인 할러데이를 모르고 지나갈 수가 없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유대인 큰 명절날 문을 닫으며 뉴욕시 공립학교의 스케줄도 유대인 명절에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유대인 명절날 뉴욕시 일원의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에 차량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출근길 롱아일랜드 익스프레스웨이에 차량이 없어 날짜를 확인하면 유대인 명절날이다.한국의 고유명절 설이 일주일(22일) 앞으로 다가왔다.대부분의 한인들은 설에 떡국을 끓여 먹는 등 한국의 명절을 지키며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미 뉴욕타임스, 뉴욕 데일리 등 뉴욕 주요 일간지도 설 때쯤에 떡국 등 한국 음식 문화 및 명절을 소개한 바 있다.


설은 음식문화 뿐 아니라 가족간에 큰 인사를 나누고 또 다양한 놀이 문화가 마련돼 있는 한국에서는 추석과 더불어 최대 명절로 꼽힌다. 그래서 비록 미국에 살지만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한때는 설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말자는 여론이 한인사회에 형성되기도 했었다.

작년까지 해가 거듭될 수록 설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올해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번 설을 맞아 퀸즈의 플러싱과 맨하탄의 차이나타운, 브루클린, 뉴저지의 에디슨에서 음력설(Lunar New Year) 행사가 열린다.이 행사의 대부분은 중국사회가 주도가 돼 마련된다.

다행히 플러싱에서 열리는 음력 설 대잔치는 플러싱 한인회가 공동 주관하지만 그외 지역에서 열리는 대잔치를 보는 한인 2, 3세들은 음력설이 중국인의 명절로 받아들이지는 않을지?

뉴욕에서 설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는 한인 위상이 자리를 잡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번 행사가 한인 2세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한인들이 똘똘 뭉쳐 잘 치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민수(취재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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