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비자 부채율 증대와 경제안정

2004-0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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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신용카드 남용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자 빚이 위험선을 지나고 있다. 국민경제의 2/3를 총소비에 의존하는 미국 경제가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 대 부채 부담, 즉 부채 비율(주택 할부금 제외)이 18%를 초과, 빚 상환능력의 한계로 개인파산 케이스가 200만을 육박한다는 경제 통계는 미국경제의 안정성에 경고를 내리고 있다.

소비자 총 부채액이 작년 10월 현재 1,098 Trillion 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치는 바로 주택 할부금을 제외하면 한 가구당 1만8,7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는 위험스런 이야기다. 설상가상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전쟁 수행으로 증대된 국방비 지출로 미연방 예산 적자는 5,000억달러에 다다르고 있어 예산적자가 초래하는 이자율 상승, 인플레 염려로 지난 해부터 실시
한 저이자율 정책, 감세정책으로 간신히 일으킨 경기회복이 차질을 빚을까 염려된다.

예산적자 뿐 아니라 국제무역 계정의 경상수지 및 무역적자의 폭도 심화되고 있다.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달성된다면 토빈의 학설처럼 적자예산이 경제 안정에 위험요소가 안 되지만, 장기적 경제성장률이 저하된다면 적자예산은 통화량 증대든 공채 발행으로든 조달될 때 인플레이션과 희소 민간경제부문의 자원 초과수요(crowding-out)로 이자율을 상승시켜 국민경제의 안정을 저해시킨다.


지난해 실시된 감세 재정정책과 저율 금융정책의 덕분으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엔 활력소를 주어 ‘다우존스’ 10,400대, ‘내스닥’ 2,100대, s/p 1,000대를 돌파한 것은 필연코 경기회복 전망을 밝게 하고 있으나, 저소득층, 중산층의 고용시장은 별다른 고용 증대를 보여주고 있지 않아 서민층의 구매력 증대의 소득 효과는 약효를 발휘치 않고 있다.

따라서 정책적 효과가 특수 고소득층에게 국한되었다면 작금의 소비자 부채 급증은 국내 저축률 하락은 물론 투자가들의 경기회복 신임도를 감소시켜 소비자 부채 증가율과 파산, 도산의 증가는 경기 악순환의 시한폭탄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경기회복이 고용 증대와 소득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빚더미에 눌린 소비자들의 부채상환 능력 상실로 연체율 증가, 누적적 부채 증가는 주택차압 증가, 파산율의 상승으로 주택시장에도 대혼란이 예상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기대했던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의 지연, 한반도에서 제2 한국전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면 국방산업 수요 증대의 혜택이 되기도 전, 고이자율, 소비 침체, 투자 감소, 고인플레이션의 경제는 매우 불안정적 궤도를 달릴 경우도 예측된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적자 예산이 유발시킬 지 모르는 이자율 상승, 인플레이션 요인을 제거키 위한 노동시장 안정을 통한 고용 증대, 소득증대, 장기적이고 지속적 경제성장률 제고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경제에 있어서 소비는 미덕의 역할을 해 왔지만 적자예산 기간은 저축을 미덕으로 삼도록 여론 조성과 분수에 맞는 소비행위 권장, 계몽을 하여 저축률을 증가시키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7,350억달러의 거대한 총 신용카드 빚을 감소시켜야 되고 균형예산에 준한 건전한 소비활동, 합리적 지출을 유도, 개인파산의 수를 최소화 시켜야 할 것이다.

예산적자, 무역적자,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어려운 전시상황에서 정부의 이상주의 정책도 수정하여 한 줌의 화성의 흙을 분석키 위해 1억6,000만달러의 엄청난 예산을 지출하기 보다는 그 돈으로 수천만 시민들의 필요불가결한 건강보험을 보장해 주어 저소득 중산층의 빚의 부담을 탕감해 주고 실질 소득을 증대시켜 줄 때, 국민 경제도 더욱 안정의 기반 속에서 장기
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사료된다.


세계 최강국, 최부호국, 민주주의 수호국으로서 이유야 어쨌든 서민을 위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건강보험 보장을 하는 미국 다운, 부국 다운 위신을 기립시키기 바란다.아이오와주 대통령선거 예비전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무료 건강보험제도를 떠들어댔으면 좋겠다.

세계 인민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보장해 주는 미국의 이상주의가 독재자 후세인을 생포했듯, 그 위대한 정신이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새 역사를 창조한다면 미국의 위대성은 경제적 발전과 안정은 물론 한 서린 7,000만 한민족 가슴 속에서 영원히 찬란하게 빛나니라.


이호제(미대통령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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