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절실하게 필요한 한인양로원

2004-0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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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뉴욕지역에서 처음으로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한인전용 양로원이 개관했다.

뉴저지에서 한인노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버겐 리저널 메디칼센터가 건물을 제공하여 문을 연 이 양로원에서는 한인 의료진 20여명의 최신 의료서비스 등 각종 복지혜택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어 한인노인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무료한 생활을 달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해마다 길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한 형편이다. 더구나 노인들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을 때는 개인적으로 별 문제가 없으나 병이 들어 활동하지 못하게 되면 개인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한국에서처럼 노후에 자녀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양로원에 들어간다. 양로원에서는 식사와 의료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1세들도 대부분 사회활동에서 은퇴한 후 양로원에 들어가는 숫자가 나날이 늘고 있다. 지금부터 20여년 전 한인노인들이 상록회 주선으로 스태튼 아일랜드에 있는 안나 에리카 양로원에 들어간 이후 지금은 한인밀집지역인 플러싱을 비롯하여 곳곳의 양로원에 한인들이 입주해 있다.

그런데 미국양로원은 아무래도 한인들에게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양로원 직원 또는 다른 민족의 입주자들과 언어소통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음식과 습관 등 문화적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 보다 몸이 더 불편하고 소외감을 더 느끼는 노인들이 이런 문화적 차이로 인해 더욱 큰 불편과 괴로움을 겪게 된다.

한인전용 양로원에서는 한인직원과 한인 입주자간에 언어소통이 자유롭고 음식이나 습관 등의 문화적 차이가 없기 때문에 서비스를 받는데 어려움이 없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게 될 것이다.

한국TV와 라디오를 통해 여가를 즐기고 한국의 놀이로 오락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무료함과 외로움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인들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한인양로원은 한인사회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기관이다.

한인사회에서는 최근들어 노인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봉사센터는 노인들을 위한 노인복지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노인아파트가 노인들의 인기를 끌면서 한인전용의 노인아파트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노후를 위해 또 필요한 것은 거동 조차 할 수 없게 된 후 몸을 의탁할 수 있는 한인전용 양로원이다.

이번 뉴저지 한인양로원의 개관을 계기로 한인사회에서 한인전용 양로원이 대폭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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