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촛불의 굵은 심지가 되어

2004-0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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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제 머리 하나도 잘 못 깎는다는 심사(心思) 깊은 특출한 사법(寺法)스님도, 인류의 복지향상을 위해 자비로운 기부문화를 몸에 흠뻑 담고 공헌하는 박애주의자, 즉 필란즈로피스트(Philanthropist)도 아닌 그저 그 날 그 날의 고달픈 인생삶에 정신력을 이끌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주일이면 몇푼 되지 않는 헌금을 들고 성당을 찾는 소인에 불과하
다.

그러나 나처럼 무력하지 아니한 훌륭한 재벌들도 많은 인류를 위한 좋은 일이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관대한 재벌의 인사들도 간혹 본다.

최근들어 한 예로 모 재단에서는 거금 7만달러 모금에 그 반액을 희사한 진지한 사회복지가를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위기를 생각할 때 이는 참으로 위대하여 본받을만 하기에 늦은 감이 있으나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단 하나 아쉽다는 점은 이러한 막중한 기부금을 골고루 배려할 수는 없었겠지만 커뮤니티센터 창설에, 청소년 재단에, 가정파탄의 현안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가정문제상담 기관을 비롯, 권익신장을 장려하느라 신발창이 떨어진 유권자위원회 등에 작은 손길이라도 갔었더라면 하는 심정이다.

아울러 언제인가 신문에 게재된 「커뮤니티센터 우리는 왜 없나」를 회상하는 한편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실현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필자는 준비위원들이 나름대로 확고부동한 계획과 각오가 있었기에 모금활동에 나섰을 것이라고 보고 싶다.

커뮤니티센터 건립은 한인들의 숙원사업이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모금활동을 1,2,3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마다 목표한 모금액수를 설정, 그 활동에 박차를 가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 일은 전교포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문에 누구든지 액수를 막론하고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조성됐으면 하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보완되면서 단 1달러라도 쉬지 않고 계속 모아질 때 커뮤니티 건립기금은 15만달러 아니라 150만, 200만달러도 어렵지 않게 모아질 수 있을 것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뜻있는 유지들도 이 사업에 적극 동참, 커다란 액수도 마다않고 희사하리라고 본다. 그럴 때 커뮤니티센터는 한인타운 중심지인 플러싱에 당당하게 그 위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촛불의 굵은 심지가 되어 만인을 밝게 하여 주라는 선친들의 교훈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실현됐으면 하는 바램이다.정성어린 ‘당신의 성의’로 우리 후손들의 ‘백악관’이라 부를 수 있는 우리의 커뮤니티 센터를 이번에 꼭 건립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물려주자.이를 위해 우리 다같이 힘차게 힘을 모아보자.


하세종(대뉴욕지구 태권도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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