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따뜻한 말 한마디

2004-01-08 (목)
크게 작게
1964년 미국에서 출판된 라는 소설이 있다. 김은국(리차드 김) 교수의 <순교자>라는 책이다. 당시 뉴욕타임스에서 이 작품을 톨스토이, 브스키나, 알버트 카뮈 등 문학세계가 보여준 위대한 도덕적, 심리적 전통을 이어받은 매우 훌륭한 작품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격찬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한국말로 번역될 때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아직도 수수꼐끼로 남은 그런 명작이라고 한다.이 소설은 6.25사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군이 평양을 점령하기 직전에 평양에 있던
목사 14명이 인민군에 체포된다. 그리고 많은 고문을 당하고 고생한 다음에 12명은 처형되고 2명은 살아남았다. 그 12명은 순교자로 지칭되고 높은 존경을 받게 되었다. 국군이 들어가 그들의 시체를 찾아다가 크게 순교자를 위한 장례식을 했던 것이다.

교회마다 그 이름을 기억하고 순교한 목사님들의 위대함을 뒤따라 우리도 바른 생활을 하자고 설교마다 외친다. 그들의 이름은 높이 추앙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살아남은 두 사람은 “남 죽을 때 어떻게 살아 남았느냐?”라는 것이다. 그 두 목사는 배신자요, 배교자요, 지탄을 받게 된다.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압박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의 사건을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 많은 비난을 그대로 받고 지낸다.얼마 후 12명의 목사님을 처형한 정소좌라는 인민군 장교가 국군의 포로가 되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사실을 밝히게 되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12명의 목사는 공산당의 협박과 고문에 무릎을 꿇고 마지막에는 비참하게 살려달라고 애걸했다고 한다. 서로 서로 권모술수를 쓰고 너무나 저속하고 유치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보기 싫어서 다 죽여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은 심한 고문에 실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친사람을 죽일 마음은 없고, 그리고 한 사람만이 당당하게 대들고 복음을 증거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 공산당을 대항해서 저항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 소좌에 의하면 그 사람의 용기를 존중해서 신 목사만 살려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친 사람하고…

12명은 순교자의 명단 속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살아남은 목사는 영원히 배신자로 지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서 있었던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누구를 위하여 그는 침묵을 지키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성직자의 일을 감당한다. 죄인의 모습으로.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그는 일체 말이 없이 묵묵히 주의 사업을 계속해 크게 역사했다는 것이 이 소설의 내용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는 것이다.

세상에는 3가지 형태의 인간이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하나님을 찾아낼 능력이 있으면서도 찾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지혜는 있으나 행복은 없다.
둘째는 찾을 수 없는 사람이다. 이미 타락하고 양심이 마비되고 강퍅해져서 하나님에 대해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의식이 없는 불행한 사람이다.
세번째는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 분께 헌신하며 사는 겸손한 사람이다.

못된 남편, 독한 아내일지라도 분명히 소속되어 있다는 생각이 만족을 주어 가정을 유지하는 것 같이 하나님께 소속되어 화평과 평강의 일생을 지내기를 우리 모두 기원하자.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칭찬할 때,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을 인정해 준다(고린도후서 10:18)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는데는 햇빛과 물이 절대로 필요한 것처럼 건강한 개인이나 다복한 가정, 그리고 평화스러운 단체 생활에는 안정과 칭찬이 절대로 요구된다.

당신이 생각 없이 내던진 차가운 말 한 마디가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아는가. 한 해가 시작하는 이 시간, 칭찬과 격려의 한 마디 아끼지 말자.

박성래(사업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