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초심(初心)과 작심삼일(作心三日)’

2004-01-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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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총명, 재주, 영특함의 상징인 원숭이해를 맞이한 것이다.희망찬 새해가 되면 많은 계획들을 세우게 된다.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도 한다. 한 해를 멋지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살아 숨쉬는 모든 사람의 한결같은 마음일 게다.

몇 년 전 「월간 좋은 생각」에 ‘한 해를 멋지게 시작하려면’이란 글이 실린 적이 있다. 그 내용은 첫째, ‘목표를 너무 크게 세우지 않는다’였다. 새해가 되면 당찬 포부로 무리하게 세우는 계획에 대한 경고다.

계획을 너무 거창하게 세우면 쉽게 지쳐버린다. 오히려 나약한 자신을 탓하며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큰 꿈만 쫓지 말고 꼭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몇 가지로 알찬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다.


둘째로, ‘성공을 마음속에 그려본다’고 제시했다. 마음속으로 계획의 성공적 결과를 미리 상상해 보면 그 순간의 기쁨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만든다는 것. 목표를 그려 본 다음엔 계획을 종이에 적어 지갑에 넣어 다니며 지갑을 열 때마다 떠올린다. 또는 눈길이 닿는 곳마다 붙어 두면 늘 상기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 한다.

셋째로, ‘주저하고 미루던 일을 취미로 가질 것’을 권했다. 마음만 먹고 하지 못했던 일. 지레 겁먹고 시도하지 않았던 일. 그런 것들을 취미로 삼아 일단 일을 시작한다. 그러면 그 일에 흥미를 느껴 새로운 에너지와 열정이 솟아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넷째로, ‘나만의 칭찬의 노트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다른 사람이 아무리 나를 높게 평가해도 스스로가 그렇게 평가하지 못하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을 칭찬해 본다. 노트에 크든 작든 자신을 칭찬하는 글을 하나하나 적어 나가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고 있던 스스로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섯째로,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의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필수조건. 연애할 때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시간도 충실하게 보낸다. 늘 행복하고 상대에게 자신을 알리려 애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일에 연애를 하는 마음으로 정열을 쏟는다면 어려운 일도 척척해 낼 수 있다고.

이처럼 한 해를 멋지게 시작하는 것은 각자의 계획을 세우는 마음가짐에 달렸다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멋진 한 해의 시작이 가능하단 말일 게다. 하지만 계획만 있을 뿐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용두사미’의 계획은 오히려 연말에 후회만 부를 뿐이다. 따라서 한 해를 멋지게 시작하는 계획도 필요하지만 한 해를 멋지게 보낼 수 있는 꾸준한 행동의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초심이란 어떤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음이다. 작심삼일이란 어떤 일을 실천하기로 결심하지만 삼일도 채 못되어 포기하고 마는 행동을 꼬집어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우리는 어떠한 새해 목표를 세운다. 건강 지키기, 금주, 금연, 결혼, 다이어트, 가족과 시간 보내기 등은 새해 목표의 단골 메뉴다. 결과는 계획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면 마음에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흘을 지속하지 못하고 결심을 깨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자신의 의지부족 보다는 주변환경을 탓하며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란 말이다.

한 해를 보내다 보면 아무리 알찬 새해 계획을 세워도 힘든 고비와 만날 때가 있다. 굳게 다짐했던 새해의 각오와 결심을 이루지 못할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는 말이다. 이때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 계획, 결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의 포기나 실패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찬 새해도 어느덧 굳게 다짐했던 계획이 벌써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았나 되돌아 볼 때이다. 아무쪼록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에는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던 각자 나름대로의 계획들은 초심을 잃지 않는 가운데 작심삼일이 아닌 작심 365일로 꾸준히 실천에 옮겨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창흠 편집위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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