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국제스튜디오 한국 작가들의 빠듯한 뉴욕생활

2004-01-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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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구하느라 작업시간을 많이 뺏겼습니다.
사고에 대비 개인적으로 사고 보험까지 들고 왔습니다.
그동안 뉴욕의 국제 스튜디오 작가로 선발된 한국 작가들이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뉴욕에는 미술관이나 예술단체가 재능 있는 작가들을 선발, 각국의 후원을 받아 작업실을 무료 제공하고 전시 기회도 주는 국제 스튜디오 작가 프로그램들이 있다.

국제스튜디오 작가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모마(뉴욕 현대 미술관) 분관인 PS1 미술관의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비롯 ISCP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한국의 문예진흥원이나 사설 미술재단이 스폰서가 돼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선발된 한국 작가들의 뉴욕에서의 작업활동을 도와주고 있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국가들이 작가가 뉴욕에 머무는 동안 주거 공간까지 제공하는 것과 달리 한국 작가들은 빠듯한 생활비만 보조받는 정도라고 한다.

한국작가들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방을 구하느라 동분서주하게 된다.
보조금은 물론이고 영구 렌트 아파트를 마련, 뉴욕에 오는 작가마다 방 걱정 없이 작업에만 신경 쓰도록 배려해주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정부가 작가들에게 지원해주는 연 보조금은 그야말로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작가에 대한 관심 또한 다른 국가에 비교해 차이가 많이 난다.

ISCP 국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작가는 ‘프로그램 참여 작가들의 작품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에 노르웨이 왕자가 참석한 일이 있었다. 자국의 작가를 격려하기 위해 노르웨이 왕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을 보니 정말 부럽더라고 말했다.

PS1 국제스튜디오 작가프로그램의 한국 스폰서인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해 한국 작가가 설치작업 중 사고를 당한 이후 참여 작가들에게 각자 보험을 들도록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한국에서는 세계 문화의 도시인 뉴욕 미술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는 작가들이 줄을 섰다고 하니 정부 보조금은 좀처럼 늘지 않을 것 같다.

유명해진 다음에야 관심가지지 말고 좋은 작가들을 무명 시절부터 잘 키워,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도록 국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진혜 <특집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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