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정부서판매, 다소 저렴

2002-02-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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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의 위험을 안고 사는 캘리포니아는 지진보험의 필요성이 어느 곳보다 높게 요구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한인들의 가입률은 다른 인종보다 훨씬 낮다. 94년 LA 인근을 뒤흔들어놨던 진도 6.4의 노스리지 지진 당시 많은 한인 주택이 피해를 봤지만 보험 가입자가 극히 적어 이자를 내고 빌려 써야 하는 연방재해관리청(FEMA)의 재정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지진보험은 일반 주택보험처럼 강제성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은행에서 모기지를 빌려주는 조건으로 지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를 무시하거나 아예 모르고 지내고 있다. 또 보험료가 일반 보험 수준으로 높아 가입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지진보험은 주택 소유주뿐 아니라 모빌홈, 또는 아파트 등에 렌트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거의 모든 보험회사들이 ‘캘리포니아 지진 관리청’(CEA)에서 발행하는 지진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이곳에서 개발한 지진보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일반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있지만 워낙 프리미엄이 비싸 구입자가 거의 없을 뿐더러 보험회사들도 대지진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빈번하게 발표되는 캘리포니아를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CEA 지진보험이다.


CEA는 노스리지 지진 이후 큰 손실을 본 각 보험회사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거나 아예 지진보험을 판매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96년 캘리포니아 의회에서 만든 지진보험 관리기구이다. CEA는 자체 조성된 기금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지진보험을 개발해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판매, 유사시 보상을 받도록 한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은 지진 위험성이 많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보험 상품대신 CEA에서 만든 지진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천하보험의 스티브 윤씨는 "노스리지 지진 이후 보험료가 심하게는 10배 이상 오른 지역도 있다"면서 "보험회사들이 캘리포니아 내 지진 보험 판매를 기피하자 주정부가 이를 대신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CEA 지진보험은 보상 범위 등이 극히 제한돼 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보상 디덕터블(소비자 부담금)이 보험 가입비의 15%나 되고 주거비 보조비는 1,500달러, 긴급 수리비용은 5,000달러로 상당히 낮아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20만달러 보험에 가입했다면 지진으로 건물의 15% 이상 피해를 당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건물수리비용이 4만달러라면 1만달러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CEA는 피해보상 범위를 확대한 별도의 보충보험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보충보험은 디덕터블이 10%로 낮아지고 개인재산 커버 한도액도 10만달러까지, 주거비 보조도 보험 종류에 따라 1만~1만5,000달러로 대폭 늘어난다.
보험료는 지진 위험지역(지진대), 주택 건축 연도, 재료, 크기 등에 따라 다르다.

CEA는 캘리포니아를 19개 등급으로 구분해 지역마다 보험 요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지진대 위에 지어진 오래된 주택이나 지층이 불안정한 지역은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간주해 비싼 요율을 적용하게 된다. 남가주의 경우 노스리지 지역의 보험료는 기타 남가주 지역의 2배이다.
보험요율은 피해 보상금 1,000달러를 기준으로 최저 80센트에서 최고 5달러70센트까지 다양하다.

주 평균 보험료를 2달러79센트로 계산해 19만달러의 지진보험에 가입한다면 CEA 지진보험료는 연 530달러가 된다.
보충보험 요율은 지진보험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다.
CEA 보충보험은 1,000달러당 1달러85센트의 요율을 기준으로 19만달러 커버의 경우 월 페이먼트가 352달러이다. CEA 지진보험과 보충 보험을 모두 가입한다면 한달에 882달러의 페이먼트를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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