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2026-05-12 (화) 07:51:13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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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역사 드라마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장희빈을 주제로 한 드라마? 사실 이는 드라마 보다 주인공으로 출연하면 미녀 배우로 인정 된다하여 나도 미녀 배우이라는 소리 듣고 싶어 하는 여배우들의 갈망으로 요염한 연기로 더 뜨거웠다. 그러고 보니 아무래도 드라마의 소재로 제일 많이 작품으로 된 사극은 임진왜란이 아닌가 싶다. 왜 인기를 받았을까? 이는 아마도 드라마의 절대 필요 요소인 반전이랄까 사람들의 꽉 막힌 마음을 풀어주는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임금이 의주로 도망가고 백성들이 죽어가는 처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로 시작되다가 충무공 이순신이 등장하여 한산대첩 등 바다의 승리, 그리고 행주산성 권율장군의 승리 곽재우의 의병 등 반전 말이다. 반면 몇 십 년 이후 일어나는 병자호란은 임금이 삼전도에서 삼궤구고두례라고 하여 엎드려 이마를 땅에 9 번이나 부딪히는 굴욕만 있었지 반전이 없었으므로 그리 드라마의 단골은 아니 였다. 다만 후에 욕으로 화냥년(還鄕)이니 애비 없는 호로자식(胡虜)이란 말만 근대까지 이어 왔다. 어쩌면 그 이후 실제적으로 세자를 정하면 세자책봉 허가를 받으러 북경에 간다 어쩐다 하기도 하고 또는 조공의 형식으로 매년 연행사라는 사신사를 보내는 것 때문에 조선인 잠재의식 속에 중국에 대한 공손이랄까 사대주의적인 마음만을 지니게 된 듯하다. 사실 이러한 행적은 드라마뿐 만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도 또한 서술된 것 같다.

그래서인가 일본의 원자력 발전 냉각수가 어쩐다 하는 등 좀 나쁜 뉴스가 나오면 일본에 대해서는 죽창을 들고 나가서 싸우자 하다가 중국의 시진핑이 부시 미 대통령에게 한국은 한때 중국의 속국이었소 한마디에 그렇게 데모에 능숙한 한국 사람들은 아주 조용하였다.

내가 이렇게 장황스럽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모르겠으나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서 아주 사대주의적이고 반면에 중국인들은 한국을 내려다보는 것 같다. 아니 중국이란 나라 사람들의 눈길은 한국뿐 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하여 자기는 황제의 나라이고 다른 나라는 다 제후의 즉 왕국 정도로 있어야 세계가 질서가 잡혀지고 평화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세상은 이란으로 시끄럽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는 세상을 시끄럽게 한 것은 이란이라기보다 중국이다. 현 사태는 이란이 중국을 등에 업고 난동을 부렸거나 중국이 은근히 사주 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사태의 그 바닥은 중국이 황제국이 되어야 한다는 시진핑의 의중의 발로라는 말이다. 이로 인해서 세상은 참으로 뒤숭숭하다. 중동의 산유국뿐만이 아니다. 물론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휘발유 값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모든 물가가 오르고 경제 발전은 뒷걸음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곧 다시 조용하고 평화스러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발화 지점인 이란에서 타오른 불길이 이란을 종점으로 하여 곧 꺼질 것이란 말이다. 그것은 물론 이란 시민들 더 많은 희생을 의미한다.

그 과정상 참혹 하여질 이란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내가 이란 사람에게 호의적인 눈길은 유태인을 가나안 땅으로 돌려 보내 준 구약 성서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주변에 우연하지 않게 이란 사람들과 많은 친분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받은 인상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들 성실하고 정직하다. 또 여인들은 모두 마음씨 좋은 미녀들이다.

그런데 이란의 현 사태의 종말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이 시간을 생각하다가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란 시민들의 어려운 처지라며 그 값싼 동정을 쏟아 내면서 그들의 비극적 삶을 끝내라고 언론들이 조바심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주에 가까운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말이다. 잠시만 생각해도 그래서는 안 될 행동 즉 현실을 무시하고 방정맞은 언론들이 곧 다가올 평화의 훼방꾼이 된다는 그 사실을 언론인들 자신들이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이다.

나는 감히 외치고 싶다. 기다려라 가만히 그리고 인류애니 무어니 하며 일을 그르 치지 말라, 그리고 당신들의 외침은 정의이니 사회주의이니 무엇이니가 아니다. 당신들의 얼마간의 침묵의 시간이 평화를 부른다. 묵직하게 앉아있어라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얼마 전 몇몇 분과 사적인 만남의 대화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모임이 마치 트럼프 대통령 성토장이 되는 것 같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제 이란 그리고 중국 길들이기 끝판에 와 있다. 휘발유 값이 올랐다 어쩐다 하며 조바심을 내는 것 같아서 이런 글을 쓰고 있다. 우리 모두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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